삼년이다.
옛날 같았으면 탈상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이미 심장에 박혀 아픔으로 자리잡은 슬픔은 이제 다른 색으로 자리잡았다.익숙해진 고통은 여전히 심장을 조이지만 놓쳐버린 사랑보다는 살아야만하는 절박함이 발목을 잡는다. 아직은 어리기만한 그의 분신이 옆방에서 자고 있음을 한시도 잊지않으려 노력한다. 그럼에도 내 몸의 아픔이 여전히 먼저이기는 하다.
근무시간은 바빠 잊고 지내던 것들이 집에 돌아와 몇시간을 혼자있다보면 바쁜 와중에도 오십만개의 잡생각이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그 잡생각이라는 것들이 전부 슬픔에 물들어 있다. 그렇수밖에. 즐거운 일은 아이가 가져다 줄 걸로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나의 일순위는 그였다. 아이일 줄 알았는데. 바보같이 그런 것도 모르고 살았다.
허전한 침대 옆자리를 손으로 가만히 쓸어보다 예전같지 않음에 골바람이 심장을 한바퀴 돌아나간다. 그가 자리를 비운지 삼년. 이제 찾을수 없는 온기와 향기에 넋을 빼고 앉았다가 벌떡 일어난다.
집이 너무 조용하다.
휴대폰 어플에서 음악을 찾아 켠다. 그래도 시끄러운건 싫었던지라 발라드나 조용한 클래식을 주로 듣는다. 음악에 귀를 열어주면 어김없이 심장까지 타고 든다. 심장이 녹작지근해지다가 기억의 뇌를 건든다. 뇌관은 쉽게 바람을 일으킨다. 골바람이 심장을 식힌다. 쓰리다. 아프고 따갑다. 음악에 심장을 맡긴 나는 아픔도 감수한다.
어쩌겠나? 취향은 발라드요 슬픔은 내 운명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