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는 방법

by 완뚜

장례식이 끝난 다음 날 연락을 받았다. 무어라 위로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차나 한 잔 마시자고 한다. 점심 식사면 더 좋겠다며 조심스러워한다. 아직 뒷 처리로 바쁜터라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몇 년에 한번씩 자신의 필요에 의해 연락하는 사람이고 의도가 좀 의심스럽던 사람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내 걱정 하나로 전화를 건 것임이 목소리에서 느껴졌다. 그는 다단계 영업을 하는 사람이다.

어떤 이는 매일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식사를 하라고 얘기한다. 어떤 이는 문자로 잘 지내는지 물으며 마음 정리가 좀 되면 연락해 달라고 한다. 자주 통화를 하던 사이지만, 아예 연락이 오지 않는 이도 있다. 조용히 기다려 주고 있는 모양이라 추측한다. 또 어떤 이는 장바구니 가득 장을 봐서 왔다. 내가 뭐라고 너무 많은 이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직장 구하고 있다는 소식 들었다며 자기 회사에 나와서 교육을 들어보라고 권한다. 그는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다. 소문은 빠르고 그 소문보다 더 빠르게 그들은 움직인다. 어쨌든 이렇게 손을 내밀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걱정되어 권하는 일일 것이다. 아직은 정리 중이라 정리 끝나면 고민해 보겠다고 대답했다.

요즘은 매일 미사를 나가고 있다. 남편의 연미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성당에서 만나는 지인 중에 어떤 이는 나를 보면 얼굴이 어두워지며 다가와 어깨를 두드린다. 또 어떤 이는 자기들끼리 떠들며 웃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면 무안해한다. 그러면 내가 더 무안해진다. 매일 마주하는 관심이 부담스럽고 불편하다. 그들도 내가 불편하겠지? 세상에서 슬픔에 쌓인 사람을 위로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고, 즐거워도 그렇지 않은 척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나는 말 없이 어깨를 두드려주는 편이었다.

어떤 방법의 위로도 모두 의미 있는 위로가 된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위로의 진심은 전해지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세상에 혼자 버려진 느낌이었다. 아이와 내가 덩그러니 남겨진 느낌이었고, 그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진심이 보였고 혼자만이 아니라는 위로가 전해지면서 고마웠다. 적어도 나를 걱정해 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싶으니 든든하기까지 했다.

위로는 그런 것이다. 혼자 남겨졌다는 느낌을 걷어 내는 것, 숨죽여 우는 소리와 넋두리를 조용히 들어 주는 것 그것이면 된다. 무언가를 해 주는 것만이 위로는 아니다.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다행이다.

저녁에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주말에 저희와 함께 형부 계시는 납골당에 갔다가 근처 공원에 다녀오자고 한다. 바람도 쐬고 형부도 보자는 것이다. 오늘은 유독 그에게 가고 싶어 내일 혼자라도 다녀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꼭 내 마음을 들여다본 듯 전화가 왔다.

나는 심하게 외롭거나 너무 슬퍼 힘겨울 여가가 없다. 그들이 항상 내 주변에서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나 잘살고 있나 보다.

"주님, 제가 가끔 저의 큰 몫을 거둬가신 주님을 원망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 큰 몫에 견줄 작은 몫들도 많이 주셨다는 것을요. 주님은 언제나 한 발 앞을 내다보시는 분이시니 제가 두려움을 버리겠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