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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방에 사는 여자 Dec 05. 2024

불안은 젊음의 그림자

불안은 젊음의 그림자다.

너무 먼 곳을 바라보면 불안이 일어난다.

지금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만든다.

안전하고, 완성되고 싶은 욕구 기저에는 사랑받고 싶다는 본능이 있다.

의미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 세상과 연결되려 애를 쓰면 쓸수록 고립된다.

도시의 익명성에 깃들어, 온 하루를 사람 속에 부대끼며  검은 섬처럼 부유한다.

'사람들은 살려고 이 도시로 오는 것이 아니라 죽으려고 오는 것 같다'는  '말테의 수기' 첫

문장처럼, 불안을 겹겹이 두른 도시는 뒤틀린 욕망을 품고 유약하게 말라비틀어져간다.

삶이란 사실, 볕 의미가 없다.

삶에서 심오한 의미를 찾으려 하면 제 발에

걸려 넘어진다. 젊음은 아름답고 무거워서  

제 한 몸 일으키기가 버겁다.

젊은 한때는 누워서 자라는 나무와 같다.

에곤 쉴레의' 꽈리 열매가 있는 자화상'에서는

뒤틀린 불안과, 극진한 자기애가 보인다.

불안은 앞으로 나아가게도 하고, 완결되게도

한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에곤 쉴레가 더 오래 살아서 노인이 될 수 있었다면 그림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생이란  한순간이이기도 하고, 때때로의 고요한 무늬를 그리며 흘러가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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