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높은 동료를 알아보고 지키는 법
일은 돌아갔다.
그 사람이 다른 팀으로 옮겼다.
처음엔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일은 돌아갔다.
그런데 뭔가 달랐다.
회의가 끝나도 방향이 흐릿했고,
보고서가 나와도 한 번 더 확인해야 했고,
작은 일에도 “굳이요?” 같은 말이 먼저 나왔다.
일은 돌아가는데,
마음속에 화 비슷한 감정이 자주 생겨났다.
처음엔 그 감정의 정체를 몰랐다.
한참 뒤에야 알았다.
분노가 아니었다. 아쉬움도 아니었다.
의미의 공백이었다.
일이 처리되는 것과
일이 ‘쌓이는 것’은 다르다는 걸,
그 사람이 떠난 뒤에야 알았다.
그 사람이 있을 때 팀은
어딘가 덜 소모됐다.
우리는 더 적게 흔들렸고,
더 적게 되돌아갔고,
더 자주 “지금 우리가 뭘 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 느낌이 어디서 왔는지,
떠나고 나서야 보였다.
생산성 높은 동료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소란스럽지 않고, 공을 주장하지 않는다.
불만을 크게 말하지도 않는다.
대신 이런 식으로 팀을 움직인다.
마감 전날이 아니라, 마감 전주에 움직이고,
문제가 터지기 전에 조용히 막고,
회의가 끝나면 누군가가 해야 할 “정리”를 먼저 해둔다.
가끔 이런 장면이 있었다.
회의가 끝나고 다들 노트북을 닫을 때,
그 사람은 조용히 남아
결정사항을 한 줄로 정리해 공유했다.
그 한 줄 덕분에
다음 회의는 덜 흔들렸다.
그때는 몰랐다.
공기 같은 사람이었다.
공기는 늘 거기 있으니까.
그런데 공기가 없어지면
숨이 막힌다는 것을, 없어지고 나서야 안다.
눈에 띄는 사람은 문제를 해결한다.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은 문제가 생기지 않게 만든다.
문제가 없으면 공이 보이지 않는다.
공이 보이지 않으면 존재감도 약해진다.
그래서 조직은 자주
‘일을 크게 벌이는 사람’은 기억하고
‘일이 새지 않게 막는 사람’은 놓친다.
떠난 뒤에야 보인다.
그 사람이 막아오던 것들이
뒤늦게 팀 바닥에서 소리 나기 시작할 때.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하게 됐다.
그 사람이 없어졌을 때 생기는 공백이
그 사람의 가치일 수도 있다.
다만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없어졌을 때 일이 멈추는 사람이 아니라
있을 때 팀이 덜 소모되는 사람이다.
회의가 덜 길어지고, 되풀이가 덜 생기고, 사소한 마찰이 줄어드는 사람
지금 팀을 한번 보자.
그 사람이 있는가.
있다면, 그 사람은 알고 있는가.
알아봤다면 다음이 있다.
말해주자.
“당신 덕분에 팀이 덜 흔들리는 걸 알아요.”
공기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낀다.
그래서 가장 먼저 “의미”가 마른다.
그리고 떠난다.
떠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순서가 틀렸다.
가능하면 말만이 아니라, 자리도 함께 주자.
보이지 않는 공헌이
보이는 성과만큼 평가받을 수 있게.
그 사람이 혼자 메우던 틈새를
팀이 함께 메우도록.
그렇게 해야
의미를 만드는 사람이 의미를 잃지 않는다.
지금 당신 팀에서
없어지면 가장 먼저 티가 날 사람이 누구인가.
그리고 그 사람은
지금 그것을 알고 있는가.
모른다면,
오늘 한 문장이라도 말해줄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