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아트를 배우러 오셨다고요? 좋아요. 알고 있어요. 라떼아트를 배우러 오셨겠죠. 여기는 라떼아트를 가르쳐주는 곳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당신은 라떼아트를 배울 수 없어요. 왜냐고요? 제가 별로 가르쳐드리고 싶지 않거든요. 헤헤헤. 가르쳐드릴 수 없어요. 돈을 내도 안돼요. 얼마를 내도 가르쳐드릴 수 없어요. 이건 기분 문제이니까요. 헤헤. 당신이 배우고 싶다고 해도 가르쳐주는 사람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제대로 가르쳐드릴 수 없어요.
그래도 배우고 싶다구요? 다음에라도 다시 찾아오겠다고요? 그때 다시 오셔도 배우기 힘들 거예요. 10년 동안 라떼아트를 가르쳐왔는데, 가끔은 가르치기 싫은 사람이 있어요. 그게 지금이에요. 에헤헤. 그러니까 다시 오셔도 라떼아트를 가르쳐드릴 수 없어요. 그냥 싫은 거예요. 아무런 감정도 없어요. 그냥 기분 문제이니까요. 10년 동안 가르쳐왔으면 한번 정도는 안 가르칠 수도 있잖아요. 안 그래요? 그래도 배우고 싶다면 한 가지 조언은 해드릴 수 있어요. 들어 보실래요?
라떼아트는 어디까지나 마음 훈련이에요. 잘하고 못하고는 마음의 문제고요. 자고로 마음이 좋지 않으면 자세도 좋지 않아요. 어디 한 군데가 삐뚤어지기 마련이에요. 골반이 틀어지거나 한쪽 어깨가 올라가거나 디스크가 있거나, 그런 문제죠. 그런 게 있으면 라떼아트가 제대로 나올 수 없어요. 그림이 대칭이 안 맞고 균형이 맞지 않게 되죠. 그건 자세의 문제이고 동시에 마음의 문제예요. 그래서 라떼아트를 잘하시고 싶다면 먼저 마음을 가다듬어야 해요. 헤헤헤. 그래서 내 수업에는 항상 명상을 해요. 명상은 해보셨어요? 안 해보셨죠? 다들 명상이나 마음 챙김 같은 건 별로 관심이 없잖아요. 화려하게 그림을 그리고 자랑하고 싶어 하죠. 하지만 모든 건 내면에서부터 시작되는 거예요. 내면이 채워져야 그림이 채워지는 법이라구요. 그런데 오늘 오신 모습을 보니까 어딘가 많이 비틀어져 있네요. 자세도 마음도. 10년 동안 가르치다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죠. 한눈에 보이죠. 그래서 싫은 겁니다. 가르치기 싫다고요. 알겠어요? 그러니까 그냥 싫은 거라구요. 에헤헤헤. 다음에 다시 찾아오고 싶다면 명상을 조금 하시고, 비뚤어진 마음을 고쳐 잡고 오세요. 라떼아트에 대한 열정이 있으시다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요. 안 그래요?
아니, 이봐요.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에요. 가르치는 건 돈하고 관련 없어요. 얼마를 주겠다고 해도 관심 없어요. 돈이 아니라, 마음이 준비되어야 한다구요. 알겠어요? 아무튼 안돼요. 헤헤. 안돼요. 아무것도 알려주고 싶지 않다구요. 돈도 필요 없어요. 그냥 기분 문제라구요. 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