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은 얼마나 필요할까?
돌아다니다 보면 9-10평 정도 되는 1층 카페가 많다. 입구 부분이 좁고 안쪽으로 길게 직사각형으로 들어가 있는 모양. 대체로는 출입문 뒤로 테이블이 이어져 있고, 안쪽에 바가 있다. 바는 허리춤에 오는 높이의 테이블이 중간을 잘라 가로로 놓여 있고, 그 위에 에스프레소 머신이, 한쪽에는 포스기와 메뉴판이 있다. 바 안쪽에는 냉장고와 싱크대, 제빙기 등 주방시설이 있다. 바와 주방시설은 대략 매장의 1/3을 넘게 차지한다. 그러고 남은 6평 정도의 공간에 테이블이 4-5개 정도 놓인다.
이외에도 조금 다른 느낌으로 바(주방시설)가 놓인 경우도 있다. 출입문 옆에 곧장 바가 있고, 바를 지나 들어가면 3-4개의 테이블이 놓여있는 방식이다. 이런 경우는 테이크아웃 손님이 많은 상권일 확률이 높다. 손님의 동선을 고려한 바의 배치인 셈이다(물론 이렇게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는 그런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나, 저는 짐작합니다).
어쨌든 10평 정도면 약 5개 정도의 테이블이 놓인다. 그렇다면 10평 정도의 1층 상가는 월세가 얼마 정도 될까. 서울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아주 저렴한 곳은 80만 원, 비싼 곳은 200만 원까지 하는 곳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서대문구, 마포구 지역은 대체로 100만 원 초반에서 중반 정도가 많이 보인다.
그런데 5개의 테이블로 100만 원이 넘는 임대료를 감당하는 게 가능할까? 손님이 많이 온다면 충분히 할 수 있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능력으로는 무리다. 그래서 베이킹도 하고 샌드위치도 만들며 부가적인 매출을 만들지만. 여러모로 쉽지 않다.
테이크아웃 비율이 높은 지역이라면, 다르게 접근해서 계산할 수 있겠지만. 테이블 수와 매장 크기만 놓고 계산한다면, 너무너무 어려운 구조라고 나는 생각하는 쪽이다.
공간의 크기와 임대료는 얼마나 되고, 테이블이 몇 개 놓이는가. 그 테이블은 어느 속도로 회전하는가. 이 요소가 운영 구조의 가장 중요한 틀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지난 7화 회전율에 이어서 테이블 수에 대해 말해보려 한다.
“카페에 테이블은 얼마나 필요할까?”
나는 3시간씩 3회전 운영되는 카페를 만들겠다고 방향을 세웠다.
그렇기에 회사원이 많은 1층 카페는 나의 구상에서 반대 지점에 있다. 포장보다 홀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대부분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나는 테이블을 얼마나 놓아야 할까? 우선 매장의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테이블을 개수를 먼저 정해보자.
지금까지 정한 기본적인 운영 구성은 이렇다.
* 한 달 목표 매출: 800만 원
* 영업일: 25일
* 하루 목표 매출: 32만 원
* 회전율: 3시간
* 객단가: 1만 원
* 손님 유형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고,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는 1-2인 손님
하루에 32만 원을 달성하려면,
* 방문한 손님 수: 32만 원 / 1만 원 = 32명
* 1회 회전 당 손님 수: 32명 / 3회전 = 11명
* 2인석 테이블 수: 6~11개
한 회전에 11명의 손님이 한 번에 앉으려면, 테이블은 최대 11개, 최소 6개가 필요하다(2인석 테이블로만 계산). 그러므로 2인석 테이블은 6~11개가 필요하다.
이 계산에는 손님이 계속 만석이 된다는 가정이 있다. 한자리도 비지 않고, 9시간(3시간씩 3회전) 동안 모든 테이블이 가득 찬 경우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건 어렵다.
그래서 한 회전당 목표 인원을 세분화해보자.
첫 번째 회전
-오전 9시 또는 10시에 오픈할 것으로 예상
-아침에 방문한 손님이 커피를 마시고 2-3시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점심시간 즈음이 되어 돌아가는 모양.
-이런 경우에는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석을 기준으로 60%를 채우는 것으로 목표를 세울 수 있지 않을까.
두 번째 회전
-12시부터 약 16시까지 운영될 것으로 예상.
-식사를 마치고 들어온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는 때.
-카페를 가장 많이 방문하는 시간.
-이 시간에는 어떻게든 100% 만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목표 100% !!
세 번째 회전
-16시부터 19시까지 운영될 것으로 예상.
-느지막이 카페를 찾아가 평화롭게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사람들.
-나와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 때. 슬그머니 집에서 나가 카페에 앉아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기분 좋게 흘려보내는 시간.
-성수기라면 100% 만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아무래도 카페는 비교적 사람들이 빠지는 분위기의 시간. 그러므로 목표를 80%로 잡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정리하면, ‘전체 테이블 수’를 기준으로 각 회전 당 ‘손님이 채우는 테이블’ 비율은 이렇다.
-첫 번째 회전: 60%
-두 번째 회전: 100%
-세 번째 회전: 80%
그럼 계산을 해보자.
* 하루 목표 매출: 32만 원
* 2인석 테이블: 13개
첫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13개 x 60% = 7.8개
두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13개 x 100% = 13개
세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13개 x 80% = 10.4개
2인석 테이블이 13개인 경우, 하루에 총 31번 채워진다.
말하자면 31개의 팀이 방문했다고 말할 수 있다.
31팀 중에 2인인 경우도 있고, 1인인 경우도 있으니,
31팀 모두가 2인이었다고 가정하면 62명이 방문
1인으로 계산하면 31명이 방문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위의 계산에 따르면, 2인 테이블은 ‘최대 13개’가 있으면 된다.
반대로 최소 테이블 수도 생각해 보자.
계산하는 방법은, 모두 2인으로 구성된 팀이 방문했고, 이들이 하루 32만 원의 매출을 만드는 상황으로 계산하면 된다.
* 하루 목표 매출: 32만 원
* 2인석 테이블: 7개
첫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7개 x 60% = 4.2개
두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7개 x 100% = 7개
세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7개 x 80% = 5.6개
2인석 테이블이 7개인 경우, 하루에 총 17번 채워진다.
말하자면 17개의 팀이 방문했다고 말할 수 있다.
팀은 모두 2인으로 구성되었다고 가정했으니, 하루 방문한 손님은 총 34명이 된다.
그러므로 위의 계산에 따르면, 2인 테이블은 ‘최소 7개’가 있으면 된다.
적정 테이블 수는 최소 7개, 최대 13개가 된다. 보통 1인과 2인 손님이 섞여 있기 때문에, 평균 10개의 2인석 테이블이 필요하다고 계산된다.
테이블 수를 계산하는 일은 그릇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 내가 얼마만큼의 손님을 받을 것인지 사이즈를 설계하는 일이다. 그릇이 너무 작으면 손님이 와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반면 그릇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손님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큰 그릇을 구매하면 비용이 커진다. 그러므로 나는 어느 정도의 크기가 적당한지 가늠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크기를 결정하는 게 테이블 수이다.
내가 목표한 매출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회전율의 속도감으로 매장이 흘러가길 바라며, 그에 맞는 그릇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테이블 수를 작게 잡아버리면, 회전율이 빨라져야 한다. 회전율이 빨라지면 매장의 흐름도 빨라지게 된다.
나아가 매장이 흘러가는 흐름, 속도, 리듬, 이런 부분들은 매장의 분위기를 결정하게 되고, 이는 손님이 느끼는 기분에 영향을 주게 된다. 나는 그렇게 믿는 편이다. 그러므로 이 속도감을 조절하기 위해서 회전율을 정하고, 그에 맞는 적정한 테이블 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테이블 수: 10개
나는 이렇게 설정을 하고 계획을 세웠는데, 수원에 있는 친한 카페 사장님의 조언으로 다시 수정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카페는 항상 예상한 데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어느 날은 너무 바쁜데, 어느 날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아무도 오지 않아 한가해요. 그래서 저는 너무 바쁜 날은 바쁘지 않았던 날을 채운다고 생각하며 기쁘게 일해요. 반대로 너무 한가한 날은 너무 바빴던 덕분에 여유롭다고 생각하며 기쁘게 쉬려고 해요.”
나의 창업 계획을 듣던 사장님은 이런 이야기를 더하셨다. 정확히 이렇게 말하진 않았지만 이런 의미였다.
그때 나는 계산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을 번뜩 깨달았다. 바쁜 날이 한가한 날을 채워준다, 라는 대목에서 전구가 반짝이듯 머리에 스파크가 켜졌다.
나의 계산은 높고 낮은 변동 없이 항상 일정하게 손님이 방문한다는 가정이었다. 무려 한 달 동안이나! 하지만 한 달 안에는 비가 오는 날, 무더운 날, 예상치 못한 이유로 인해 손님들이 오지 않는 날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한가한 날을 채워줄 바쁜 날에 대한 계산이 필요했다. 나는 그 지점을 놓치고 있었다.
말하자면 하루 매출이 12만 원이 나오는 날도 있을 수 있으니, 목표한 매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손실한 20만 원만큼 채워져야 날이 있다는 의미다. 그때는 42만 원 또는 52만 원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테이블 수는 32만 원이 최대가 되면 안 되고, 더 많은 매출을 만들 수 있도록 그릇의 크기를 넓혀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매출의 높고 낮은 날의 비율을 나눠 생각해 계산하기로 했다.
어떤 방식으로 나눠 생각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내가 상상하는 카페의 모습은 아무래도 ‘휴일’에 찾아오는 손님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평일과 주말의 매출 차이가 발생할 것이라 생각하고, 평일은 목표했던 하루 매출(32만 원)보다 적게 설정하고, 주말은 평일의 한가함을 채우기 위해 얼마나 더 바빠야 하는지 계산했다.
한 달 목표 매출: 800만 원
영업일: 25일
평일 수: 17일
주말 수: 8일
평일 하루 손님 수: 23명 (주말 매출 비율이 너무 과하게 잡히지 않게 조정한 목표 값)
한 달 평일 매출: 391만 원
이렇게 설정하면, 자연스레 주말 매출도 결정된다.
한 달 주말 매출: 409만 원
정리하면,
평일 수: 17일
한 달 평일 매출: 391만 원
평일 하루 매출: 23만 원
주말 수: 8일
한 달 주말 매출: 409만 원
주말 하루 매출: 51.1만 원
바쁠 때를 기준으로 설정하면 되기에, 주말 매출을 만들 수 있는 매장의 테이블 수를 정하면 된다.
* 하루(주말) 목표 매출: 51.1만 원
(아주 바쁜 날이라는 가정이니까, 각 회전 당 채워지는 테이블 수 비율을 조금씩 높였다.)
* 1인 구성 팀만 방문할 경우
-2인석 테이블: 19개
첫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19개 x 80% = 15.2개
두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19개 x 100% = 19개
세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19개 x 100% = 19개
총 53.2번의 테이블이 채워지고, 53명의 손님이 방문하게 된다. 매출은 53만 원 !
* 2인 구성 팀만 방문할 경우
-2인석 테이블 수: 10개
첫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10개 x 80% = 8개
두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10개 x 100% = 10개
세 번째 회전, 채워지는 테이블: 10개 x 100% = 10개
총 28번의 테이블이 채워지고, 56명의 손님이 방문하게 된다. 매출은 56만 원 !
이 중간 값으로 결정하면, 총 14개의 테이블이 필요하다고 계산된다.
<총정리>
목표 월 매출: 800만 원
영업일: 25일
평일 영업일: 17일
주말 영업일: 8일
목표 평일 월 매출: 391만 원
목표 평일 하루 매출: 23만 원
목표 주말 월 매출: 409만 원
목표 주말 하루 매출: 51.1만 원
객단가: 1만 원
영업시간: 9시간
회전 시간: 3시간
테이블 수: 14개 (2인석)
목표 매출 대비, 하루 손님 비율
오전 회전(9-12시): 평일: 60%, 주말:80%
오후 회전(12-16시): 평일 주말: 100%
늦은 오후 회전(16-19시): 평일 80%, 주말:100%
손님 유형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고,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는 1-2인 손님
으흠… 그나저나 이런 계산을 보고, “그런데 말이죠. 과연 정말 이렇게 흘러갈까요?”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계획을 세우는 저도 물론 그런 의아함이 생깁니다.
그렇지만 기준과 자세라고 할까요. 어떻게 운영하길 원하고, 내가 만들어야 하는 그릇은 어느 정도 사이즈이고, 내가 평일 아침에는 얼마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주말 저녁에는 얼마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지. 그런 세세한 목표를 가지고 임하는 자세. 아무래도 저는 그 자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세부적이게 보여야 당장 무엇을 할지 감을 잡는 타입이기도 하고요. 으흠.
아무튼 분명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고,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에 대한 그림이 머릿속에 세워져 있어야만, 예상치 못한 변화들에 대해 더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요. 흠, 저도 창업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들어갔을 때,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번에는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복잡하고 길어졌습니다.
상상한 컨셉과 목표 매출, 그리고 매장이 흘러갔으면 하는 속도감. 이런 요소들을 바탕으로 회전율을 생각하고, 매출과 회전율을 고려했을 때 테이블이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그 크기, 그릇의 크기를 가늠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테이블 수가 나오게 되면, 자연스레 공간의 크기도 나오고, 제한된 공간의 크기에 따라 어떻게 효율적이게 가구를 배치하고, 바를 설계할 수도 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네에.
창업 순서
1. 큰 비전을 세워라.
2. 비전을 해체하여 구체적인 모습을 만들어라.
3. 나에게 커피/카페란?
4. 나는 어떤 공간을 만들고 싶은가?
5. 앞의 내용을 바탕으로 카페의 첫 단면을 그려라.
6. 회전율 정하기.
7. 이상적인 부분과 현실적인 부분을 구분하라.
8. 매장의 운영 흐름 짐작하기.
9. 테이블 수 결정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