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n Jun 19. 2016

7. 싸움 후에 오는것들

장거리 커플의 싸움과 화해

나름대로 평온해진 우리 사이에 언제 또 폭풍이 몰려올지 알 수 없어서 불안함이 살짝 부담스러운 요즘이다. 한번 서로 물어 뜯고 할퀴어서 생긴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아서 서로에게 조심 스럽지만, 오히려 그 이유로 메시지 한마디에도 더 신중하게 되고, 살짝 맘 상해도 날카롭게 반응하기 보다는 조심스럽게 상황을 다시 생각 해보게 된다. 또 다시 싸움을 시작하지 싶지 않아서.


한가지 걱정되는 점은, 이 아물지 않은 상처 때문에 서로 얼굴 보며 이야기 하기를 서로 꺼리고 있는 우리이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통화를 한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꽤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않았더니 익숙해 진건지 통화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딱히 들지 않고, 통화를 해도 어색할것 같아서 걱정이 앞서니... 이 문제는 또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사실 지난주에 갈등의 정점을 찍고 잠시 휴전에 들어가기로 한 후 한동안 '갈등'은 살짝 제쳐두고 '이해'와 '화기애애함'을 이어가다 보니 남자친구가 이렇게 이야기 했다. "If we can keep up this good communication, i am ready to talk tomorrow i think."



우리 사이가 많이 나아졌나보구나 하고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 말에 살짝 기분이 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정말 통화가 하기 싫었다는 말이구나. 그리고 괜한 오기가 생겼다. '네가 뭔데 마음대로 대화를 끊었다가 이제는 준비가 되었으니 다시 대화를 시작하자고 하는건데?' 하는 마음이었다.



또 내가 삐딱선을 타는건가? 매일 아침 하던 모닝콜을 갑자기 중단한것도, 보고싶을때 전화를 걸었을 때 지금 바쁜데 왜 예고 없이 전화하냐고 전화 건 사람을 무안하게 한것도 그사람 이었다. 잘못은 그사람이 했는데, 미안했다는 말이 아니라 내가 봐준다는 식의 느낌이라 마음이 상한 것 같다.



통화를 조금 미뤘다. 아직은 우리 모두 마음이 다 낫지 않았으니 시간을 조금 더 갖자고 했다. 그런데 내가 먼저 통화하자고 이야기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먼저 전화를 걸어줬으면 좋겠다. 물론 이 남자는 자기가 먼저 '너무 보고싶으니 통화하자'라고 말할 사람은 아니라서 나중에 또 상처받겠지만... 먼저 전화가 걸려 올 때까지 기다려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6. 연애싸움 쉬어가보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