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생활지도의 근거

온정적 간섭주의(paternalism)

by 정진호

학생 생활지도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학생 생활지도 과정에서 종종 자신의 행위에 대한 성찰 없이 무조건 반발하는 학생들을 보곤 한다. 그럴 때면 지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경험한 그들의 주된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가 학생들의 자율권을 침해해도 되는가?

둘째, 그 지도행위가 정당한가?

셋째, 왜 저만 갖고 그러세요?


이와 관련하여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으며, 이에 대한 답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교사가 학생들의 자율권을 침해해도 되는가?’에 대한 답변이다. 온정적 간섭주의(paternalism)라는 말이 있다. 온정적 간섭주의란 부모가 아직 성숙하지 않아 잘못된 결정을 할 수 있는 미성년 자녀가 바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간섭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지도 과정에서 학생들의 자율권을 다소 제한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학생들이 바르게 성장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생활지도는 필요하며 이는 교사의 책무이기도 하다.


둘째, ‘그 지도행위가 정당한가?’에 대한 답변이다. 생활지도의 당위성과 관련하여 초·중등교육법과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다.


1) 초·중등교육법 제20조의2

학교의 장과 교원은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교육활동을 위해 학생을 지도할 수 있다.


2)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학교의 장과 교원에게 부여된 학생생활지도 권한의 범위와 방식을 정한 고시로써 2023년 9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학생의 학업, 진로, 보건, 안전, 인성, 대인관계 등을 포함한 생활 전반에 관여하는 지도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생활지도의 방식으로는 조언, 상담, 주의, 훈육, 훈계, 보상 등이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법률과 고시에서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적절한 생활지도를 해야 된다.


세 번째 '왜 저만 가지고 그러세요?'에 대한 답변이다.

생활지도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며 규칙을 어긴 이들의 첫 번째 논리이기도 하다. 전직 대통령이자 피해자 신분으로 재판을 받은 전두환 대통령도 1995년 내란혐의 집행 과정에서 “억울하다. 왜 나만 갖고 그래”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오죽하겠는가? 이 논리대로 라면 세상의 범법자들 중 그 누구도 처벌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법규를 어긴 자들을 모두 찾아 동일하게 처벌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적발된 범법 행위에만 법을 적용하듯이 적발된 사안에 대해서만 합의된 규정에 근거하여 공정하게 지도할 것을 미리 밝힌다. 그러는 것이 더 합리적이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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