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차 Jul 14. 2020

나는 드라마 기미상궁 - 나의 아저씨

직장 탐구생활 #3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6개월 차이다. 저녁 5:30 땡과 동시에 컴퓨터를 끄려고 무던히 노력하고 있다. 재택근무 이전에도 나는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를 참 많이도 봤다. 우리 팀 내에서 나의 또 다른 이름은 드라마 기미상궁. 안보는 드라마가 없고 나름의 별점을 주고 있어 그렇게 불리고 있다. 회사에서 일 얘기만 하다 보면 짬짬이 지겨운데 그 지겨운 타이밍에 나는 드라마 얘기를 많이 한다. 


이미 내 주변을 휩쓸고 간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봤다. 일부러 나의 아저씨에 대한 기사 한 줄 읽지 않은 터라 그냥 제목과 주변에서 간간히 하는 대화들을 통해서 나름 생각했던 내용이 있었는데, 전. 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런 드라마였다.


드라마를 다 본 후에, 다시 정주행을 하고 아! 하는 탄식이 저절로 났던 대사들이 나왔던 부분들을 돌려보기도 했다. 그렇게 많은 감탄사가 나온 대사 중에 가장 내 마음 깊이 꽂혔던 대사는 박동훈의 대사였다.


출처 - 드라마 "나의 아저씨" 7회



회사는 그런데야. 일 못하는 순으로 잘리지 않아. 거슬리면 잘리는 거야.



7번의 이직을 하면서 나도 박동훈과 같은 생각을 어렴풋이 했다. 어쩌면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깨닫게 된 거겠지. 7번째 회사에서 함께 즐겁게 일했던 동료들의 이직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마음에 생채기가 생겼나 보다. 늘 먼저 떠나던 나였는데, 처음으로 남아 그들의 뒷모습을 보았다. 물론 다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좋은 직장으로 이직을 했기에 부러울 따름이다. 그저 남은 자의 쓸쓸함이랄까? 


그래도 나의 아저씨의 마지막에서의 박동훈은 멋지게 성공했다. 그 지긋지긋한 회사를 떠나서 스스로 우뚝 섰다. 또다시 나도 박동훈을 꿈꾼다.

매거진의 이전글 물리 전공자, 사주를 보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