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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꿈은해녀 Feb 03. 2024

횡단보도


그날 네가 나를 바라볼 때

여름 햇빛이 너의 눈에 비춰 반짝거리더라.

그 따스함에 내 목 뒤 솜털들이 바짝 올라왔었어.


네가 내 손을 스치듯 잡았때 말이야.

내 팔에는 오소소소 소름이 올라왔었고.

내 어깨를 잡고 걸을 때는 내 허리가 꼿꼿해졌었지.


사실은 

방금 갑자기 내 목덜미 솜털들이 간지럽고

내 팔이 오소소소한 거야.

지금은 몇 번의 여름이 지나갔는데 말이지.


내 몸이 먼저 너를 찾아낸 게 슬펐고

내 눈이 너의 미소를 다시 담을 수 있어서 좋았어.

네가 나를 못 봐서 정말 다행이야. 


내 마음이 또 힘들어질 때쯤 

내 목덜미 솜털이 다시 한번 너를 찾아내길 간절히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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