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결심한 것이 있다.
"몸에서 나는 소리를 줄이자"
입은 물론, 행동에서 나는 소리를 줄이자는 것이다.
<말>
어느 날
팀원들에게 잔소리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기 싫어졌다.
한번 한 경고를 두 번, 세 번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충격을 받았다.
내가 어릴 때 왜 어른들이 한 말을 또 하고 또 하고 하는지 모르겠다 싶었는데, 내가 그 행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 번만 말해서는 상대방이 이해한 것 같지가 않아서 상대방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계속 말한다.
(사실 열 번을 말해도 안 하는 사람은 안 한다)
다 큰 성인들인데 내가 원하는 대로 안되었다고 이렇게 잔소리를 할 일인가.
과연 그걸 듣는 사람들은 기쁜 마음으로 할까.
그걸 보는 나는 마음이 편할까.
욱하는 성격에 안 해도 될 말을 해서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보니,
잔소리할 마음이 들면 모니터에 붙여놓은 문장을 보고 꾹 삼킨다.
그럼 한 오분만 지나도 말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말할까 고민되는 것은 말하지 말자' , '감사한 사람들. 내버려 둬라'
고민한다는 거 자체가 나중에 내가 꺼림칙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입을 닫자.
<몸>
나는 예민한 편이라 거슬리는 것을 보면 참기가 힘들다.
나한테만 거슬리는 것들일 수도 있는데,
말할 때마다 책상을 두드리며 말한다든지
모든 행동을 혼잣말로 중얼거린다든지 (물을 먹어야지, 신발을 옮겨놔야겠네)
껌을 소리 나게 씹는다는지
내 행동을 남에게 알려주고 싶어 안달 난 것처럼 티를 내는 것.
내가 원하지 않은 그러한 정보를 내뿜는 소리들을 매우 거슬러한다.
그럼 나는?
내가 의식하지 못하고 내는 소리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피해를 주는 소리들을 안 하고 싶다.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있고 싶다.
부산스럽지 않고 느긋한 태도로 여유 있게 사는 것이 내 삶의 모토이다.
나이가 들면 세상 경험이 많아지면서 경계의 벽이 낮아져 모든 게 당연시되는 것 같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느슨해져 개인적인 질문도 스스럼없이 던지고 내가 편한 행동들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하게 되는 것 같이 자신의 행동과 말을 노출시키는 경우가 생긴다.
그것이 나쁜 것이 아니지만, 나는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으로 나이 들어가고 싶은 것이다.
깔끔하고 여유로운 어른으로 멋지게 늙는 것은 참으로 노력이 필요한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