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에 ‘음악으로 뭐 먹고 살지?’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린 적이 있다. 많은 청소년들이 장문의 댓글로 고민들을 털어놓았다. 대부분의 내용이 음악을 전공하고 싶은데 먹고 살길이 정해져있지 않으니 부모님이 반대한다는 것이었다. 불쑥 욱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그저 돈돈... 그냥 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 순 없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런 불평은 냉혹한 현실에 아무짝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하는 표현 정도로 끝내기로 했다.
우선은 음악을 한다고 하면, 성공적인 뮤지션이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다들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의 폭을 조금 넓혀보면, 그것만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음악을 공부해도 먹고 살 수 있는 길은 다양하다. 어떻게 음악으로 생계유지를 하며 살 수 있으냐에 대한 현실적인 해답은 음악과 관련된 수많은 직업들을 떠올려보면 된다. 우선 음악관련 직업을 나열해보면 연주자, 작곡가, 해설가, 음악감독, 음악작가, 음악선생님, 공연기획자, 악기조율사, 악기제조관련 등이 있다.
단순하게 얘기해서 과학을 전공한다고 해서 모두가 과학자가 되는 것은 아니듯, 음악전공자들도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음악관련 직업들 중 나의 성향에 맞는 일을 신중하게 선택하면 된다. 나의 경우는 성격이 자유분방하고 틀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프리랜서의 삶을 선택했다. 반대로 주어진 틀이 있는 안정적인 직업이 자신과 맞는 사람은 그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음악을 한다고 하면, 막연하게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주위를 둘러보면 음악으로 먹고 살 수 있어 행복한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너무 예술인들의 삶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본다. TV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처럼 되지 않아도, 길은 다양하다. 청소년들이 나에게 많이 물어보는 것 중에 하나가 ‘음악 전공을 하고 싶은데,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이다. 내가 자주 하는 대답은 우선은 공부와 음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음악을 전공해도 공부도 함께 잘 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제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공부도 성실하게 해야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그리고 나서 자신이 음악분야 중에서도 어떤 직업과 잘 어울리는지 구체적으로 고민해보아야 한다.
단순히 음악이 하고 싶어서 졸라대는 것보다는 공부와 음악을 병행하며 최선을 다해 하는 모습을 부모님께 보이고, 구체적으로 진로에 대한 계획을 세워서 부모님과 의논을 해보라고 한다. 그 과정이 경제적 이유나 다른 환경적 원인 등으로 평탄하지 않다면, 평생 음악을 취미로 자신의 삶에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음악이라는 학문은 좋은 선생님이 꼭 대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좋은 스승을 찾아서 혹은 나 스스로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발전하는 학문이라 음악이 언제 어디서든 인생에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막연한 꿈 보다는 현실에 맞는 계획과 설계가 때론 만족과 소소한 행복을 안겨줄 때가 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청소년들이 음악을 부담없이 배울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