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놓여있어 별생각 없이 집어 들었는데, 읽다 보니 마음이 먹먹해져 제대로 각을 잡고 앉아서 훌쩍 다 읽어버렸다.
나는 지금 투병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어찌나 구구절절 와닿는지.
육신의 병은 잔인하다. 왜 사는 것과 죽는 것 사이의 경계에 서야만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피부에 와닿으면서 그리워지는 것일까. 죽음 앞에서는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 자연의 소리, 먹는 음식, 일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수없이 크고 작은 일들을 더 소중하게 사랑하게 된다.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에 대해 진실로 감사하게 되는 순간은 비로소 끝에서야만 알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