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보통의삶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by 바코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by 알프레드 디 수자



누군가를 다시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똑같은걸 반복할 테고, 또 그렇게 잠시 스쳐가는 인연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애는 귀찮고, 결혼은 끔찍한 것이니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고 다니곤 했다. 그렇게 얘기하면 사람들은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 당장 내일이라도 사랑에 빠질지도 몰라."라고 얘기했다.


자신이 없었다.


누군가를 새롭게 깊이 알게 되는 것은 나의 삶도 세세하게 읊어야 하는 것이기에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다. 적당히 나를 둘러대며 살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지금의 남자 친구를 만나게 되었다.

나는 그를 배추라고 부른다.


'까똑!'


배추 : "머리 하러 미용실 왔어! 어떤 스타일로 할까?"

나 : "음.. 색깔은 밝으면 좋을 거 같구 파마하면 어때? 뽀글뽀글한 거 말고.. 뭔가 자연스러운?"


KakaoTalk_20170714_095949172.jpg by 바코


그러고선 머리를 했는데, 머리카락이 배추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그를 배추라고 부른다.


배추는 20대고, 나는 30대다.

다섯 살 차이밖에 안 난다.


배추의 나이 때에 나는 꿈을 위해 독일행을 택했고, 짧은 2년 동안의 시간이었지만 독일에서 거침없이 뭐든 부딪히고 도전했다. 물론 지금도 나는 계속 성장 중이지만, 5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조금은 달라져있다. 새로운 것을 더 경험하고 싶지만, 자꾸만 주저하게 되고 안정적인 무언가가 있어야 될 것만 같아서 뭘 해도 생각하고 계산하게 된다. 그런 나에게 배추는 다시 무언가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열정, 계기를 은근슬쩍 자꾸만 불어넣는다.

자꾸만 새로운 시도를 하는 배추의 인생이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럼 우린 함께 더 행복 해질 테니.


다른 건 다 모르겠고, 배추의 가장 사랑스러운 점은 반짝거리는 눈이다. 그 눈빛을 보고 나는 연애를 결심했다.


나의 삶을 세세히 읊는 것은 여전히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고 싶은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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