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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코 Aug 31. 2017

고달픈 일기

#나는 자칭 글쓰는 피아니스트다.




요즘 나는 내일모레 있을 김해뮤직페스티벌, <연어>축제에서 책을 홍보하기 위해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부스에서 책과 홍보물들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직장에서 단순노동, 집에 오면 또 단순노동이다.


책을 30권 주문 했는데,

하루만에 다 팔리면 어떡하나.
쓸데없는 고민, 행복한 걱정

하면서 책 포장을 했다.


하지만 곧 ..
아무리 생각해도 수지타산이 안맞아서 내가 머하는짓인가 생각도 했다가, 그래도 재밌으니까 즐기자마인드로 조급해지지않기로 쪼그라든 마음을 스스로 토닥였다.

마음이 쪼그라드니,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하지 못한 예술가로 분류되어 지는 자들은 모두 다 고달픈 하루를 살고 있는걸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서글픔이 바닥을 쳤다. 그 암묵적 분류는 대체 누가하는 것일까. 

격지심이 순간 솟구쳤다.


포장지를 손에 든채 멍하게 있다가,
다시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순간 비겁해진 마음을 고쳐먹었다.

천천히 꾸준히 가겠다는 초심을 잃지말자.
음악 앞에서, 글 앞에서는 비굴해지지 말자는 스스로에게 한 약속.

수지타산이 안맞아도 세상의 권력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겠다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도 세상이 부끄러운 것도 진솔하게 써내려가고 싶다.

 

-


본업을 부업처럼, 부업을 본업처럼.

이제 무엇이 본업이고 무엇이 부업인지 모르겠다.


내 책을 알리고, 나라는 사람을 알리기 위해서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을 인화하고 엽서와 카드를 만들었다. 내가 하는 모든 활동들을 통해 어디서 어떤 기회가 올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기회를 얻기 위해 이런 활동을 한다기보다 그냥 이런 행위들이 즐거워서 하고 있다. 유명해지는 것보다는 내 글과 음악을 통해 독자들과 진실된 소통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것이 내가 음악을 하고 글을 쓰는 이유이다.


돈벌이를 위해 하는 일은 시급을 따지고, 효율을 생각한다. 하지만 글과 음악에 관련된 일에서는 닥치는 대로 다 하지 않는다. 실제로 다양한 제안이 많이 들어오지만, 무작정 하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상사와의 수직적인 관계 속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하고, 하기 싫은 것도 참을 줄 알아야 하며, 비겁하게 불의와 타협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게 우리나라에서 평범하게 살아남는 법이다. 드러워도 해야 한다.


음악 앞에서 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아서, 천천히 내 길을 가는 것을 택했다.

화려한 테크닉으로 관중들을 현혹시키고 싶지 않다. 현란한 문법으로 독자들을 속이고 싶지 않다.


내 속에 있는 별 것 아닌 것들을 꺼내어 보여주고 싶다. 어떤 장르로 표현되어지든 간에 진솔한 예술을 하고 싶다.


고흐가 이런 말을 했다.



어찌 보면 참 복잡하고 어렵다.

모순적이기도 하다.


예술을 한다는 것은,

내가 성장하고, 깊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


-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앞서 말한 그런 서글픔들이 밀려올 때도 있지만, 대체로 행복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도전할 수 있는 이 시간에게 고맙고, 멀쩡하게 살아있는 내 몸뚱이도 기특하다.


어릴 때부터 장래희망 칸에 적어 왔던 1. 피아니스트 2. 작가 -

아직도 나는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있지만, 피아니스트와 작가가 되기 위한 정도를 걷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방식으로 길을 만들어서 가고 있다. 실력은 부족해도 감성은 늘 충만하다.


이 똘끼들을 모으고 모아서

내년에 나는 더 넓은 세상으로 또 나아갈 테지만, 이런 활동들은 계속할 예정이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예술과 함께 놀고 싶다.


나는.

글을 쓰고,

피아노를 치는,

글쓰는 피아니스트 '바코'다.



*시간 날 때마다 나의 연주를 올리고 있는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xe_XLdHyv2IRlKeKy2hdlg?view_as=subscriber

*나의 놀이터이자 복합 일기장

블로그 : www.blog.naver.com/pianist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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