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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코 Sep 07. 2017

해결할 수 없는 문제

#누구의 몫인가

퇴근 후 급하게 노트북을 붙잡고 앉았다.
답답한 마음에.

-

요즘 나는 많은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오가는 곳에서 일하며, 사람들의 표정이나 말과 행동들을 관찰하며 많은 것들을 배운다. 바쁜 업무 중, 비가 오다가다를 반복하며 춥기도 하고 덥기도 한 하늘을 쳐다보았다. 흐린 하늘에 한결같이 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전선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아슬하게 버텨왔던 대학시절의 하루와 짧게나마 했던 회사생활들이 떠올랐다. 지금 일하는 이곳은 다르려나 했던 기대감도 잠시, 역시나 이곳도 그러했다. 누구를 탓하려고 쓰는 글은 아니다.

내가 일했던 카페, 음악학원, 소기업, 중소기업, 각종 과외, 스텝 청소 등등...

각기 장소에서 했었던 업무는 달랐지만, 그 속에서의 인간관계나 업무의 흐름, 사장님과의 의사소통의 부재, 직원들 간의 충돌과 같은
문제들을 겪었었고, 평화적인 해결을 제대로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모두가 참고 견디고 버텼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1. 노동법을 지켜 운영하는 곳이 드물었다. (휴게시간/각종 수당/초과근무/휴일 및 공휴일)
2. 직원들은 늘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3. 사장님들은 재정난에 힘들어하며, 직원수를 줄이려고 한다. (노동법까지 지키며 임금을 지급할 여유가 없다.)
4. 모두가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아파진다.

AND ...

1. 타 부서의 일을 하나둘씩 도와주다 보니 그 일이 결국 나의 일이 되어버렸다.
2. 그렇다고 월급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3. 돌아오는 건 과중한 업무로부터 오는 능률 저하로 성과를 내지 못한다.
4.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다 발휘해서 일을 하니, 버틸만 한가보다 해서 직원을 더 채용하지 않는다.
5. 모두가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아파진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은 없는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20대 초중반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자 사장님이나 상사에게 의견을 제시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포기 상태다. 어딘가에 속해서 일을 한다는 것은 내 생각을 버리고 그곳에서 제시한 틀에 나를 구겨 넣어 일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지었다. 사실 직장이라고 하면, 집에 있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직장동료라 하면,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소중한 시간들 속에 나의 불편함을 얘기하지 못하고 그렇게 수년을 살아간다면, 마음의 병 또는 몸의 병이 안 생길 수가 없다.

이런 문제들로 상사나 동료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어딜 가나 다 똑같아."
"어딜 가도 여기 같진 않을 거야."

이런 대화들이 주로였다.

어딜 가나 똑같기 때문에 한 직장에서 버티는 사람들.
어딜 가도 여기 같진 않을 거라는 기대감에 이직하는 사람들.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만족하며 즐겁게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들의 얘기가 궁금하다.
대체 있긴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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