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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대유 이삭 캉 Dec 31. 2021

2021년을 보낸 나에게

'생각보다 강했던 나'

《2021년을 보낸 나에게 -'생각보다  강했던 나'》


4년 전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었던 나는

일을 크게 벌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새롭게 무언가를 한다는 게 큰 도전이자

산처럼 느껴졌고 그 무게감에 짓눌려 살았다.

그 후로 어떻게 하면 좀 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었다.

하지만 2021년은 그런 나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라는 속담처럼,  2021년은 많은 일들이

물밀듯이 몰려왔다.


-음악적 교수법을 향상해준 달크로즈 음악교육 수업

레벨 2단계 수료

-특수아동 음악교육을 위한  특수교육학 공부

-나에게 장애아동 치료와 교육의 신세계를 열어준

에베쿠 교육 수료

-오르프 자격증 수업 수료 및 자격증 취득

-총 7번의 연주와 기획

-피아노 연주를 위한 연습

-일주일 3번의 맹학교 수업 진행

-피아노 개인 레슨 진행  (매주 7명)

- sns 홍보

-에이블뉴스 칼럼 쓰기

-스페인어 공부

-장애인재단 장애인식개선 강사 자격증 취득

-장애인 개발원 전문강사 과정 수료 및 강사 합격

-장애인식개선 강의 진행

-발달장애인 도서 자문


2021년에 감당해야 했던 일들이다.

코로나라서 가능했던 일들 도 있고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일들이 90% 였다.

공부할 시간이 없어 대중교통을 타거나

걸어 다닐 때 강의를 들었고

스케줄에 쫓겨 화상 면접을 볼 때

커피숍에 들어가 무사히 면접을

마쳤던 적도 있었다.


주로 점심 메뉴는 김밥이었다.

쫓기는 시간에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김밥밖에 없었다.


주말에 최대한 일을 안 하려고 했지만

주말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

많았다.

이 많은 일들을 하나하나 해치우면서

느꼈던 건

'생각보다 나는 강했다'는 것이다.


번아웃이 밀려오지 않을까

내심 불안했지만 생각보다

나는 아주 담담하게

이겨냈다.


주변 지인들에게 나의 생활 패턴을 얘기하면

혀를 내두르기도 하고

'얘기만 들어도  머리 아프다'라고 하는 경우도

많았다. 일에 몰입해서 살다 보니

그냥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 있었다.


내가 2021년에 깨달았던 것 하나는

전에 번아웃에 시달려 힘들어하던 내가

'생각보다 강했다'는 것이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정말 다르다.

그때는 물리적 거리가 힘들게 했던

요소 중 하나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사실 물리적 거리가

작용하진 않은 셈이다.


줌으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았고

몇 군데 빼고는 주로

지하철로 30분 거리기 때문에

이동하며 진을 빼진 않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심리적인 문제로

무너지지 않았던 것이 나에게 가장 중요했다.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기》

몰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본 적이 있는가?

올해는 안간힘을 쓰기보다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내일이 마감일 이면 전날까지는 최선을 다해

몰입하여 일을 마쳤다.

그냥 몇 날 며칠을 고민하고 쩔쩔 매기보다

'어떻게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하나하나씩 순서대로 일을 마무리했다.

그랬더니 어느덧 끝자락에 와 있었다.

2021년에 정말 많은 일들을 하며

가장  잘한 일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기'


2022년도 그렇게 살고 싶다.

생각보다

강했던

나의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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