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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글그림 Mar 30. 2023

233. 좋은 친구와의 대화












































뮤지와 안영미의 두 시의 데이트 3월 14일자 방송이었다.


세상 모든 고민은 다 짊어진 듯 한숨 폭폭 내쉬며 작업을 하고 있다가

내 오랜 절친의 수다 덕분에 순간 그 모든 고민들이 공중부양되는 경험을 했다.

아무도 실제로 준다고 한 적 없는데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며 300억을 외쳤다.


인생의 반전은 크고 작게 또는 스리슬쩍 일어난다.

돈으로 인해 울고 웃고 싸우는 어른들을 이해하고 싶지 않았고

적어도 나는 그 돈 '따위'에게 내 행, 불행을 내맡기진 않겠다고

그보다 더 훨씬 중요한 가치들을 쫓으며 사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어린 E도 어느덧 젊음보다 돈을 선택하며 헤벌쭉 웃는 어른 E로 자라났다.


좋은 걸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어른이 된 것이 나쁘지 않다.

어린 날의 부정적인 경험들로 인해 돈에게 씌웠던 억울한 누명을 드디어 벗겨내고

표상 자체로서의 돈을 그리고 돈이 대변해주고 있는 그 너머의 사람들의 생각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도 나이 듦의 좋은 점이다. 


20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한들 크게 다르게 살았을 것 같지도 않다.

가진 것 없어 잃을 것도 없기에 무모하고 용감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을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것과 갖고 싶은 것은 별개의 마음이라 역시 과거는 과거대로 남겨두고

지금의 내가 더 잘 살 수 있는 300억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난 역시 300억.


친구니까 가능한 대화이다.

이렇게 부질없고 쓸데없는 질문에 세상 진지하게 고민하고 같이 웃을 수 있는 것이.

이런 친구야 말로 정말 돈 주고도 못 사는 것이고 돈 없어도 가질 수 있지. 


그렇다면 오늘의 결론은 돈도 좋고 친구도 좋고 라디오도 좋은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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