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팀 100호 골 달성

'이 날은 진짜 안 운 것 같은데..'

by Honey

2014년 8월 16일 토요일,


아침부터 너무나 떨리고 긴장되는 하루였다.

나에겐 축구 그 자체였던 사람,

전북에서만 6년 차를 맞이하고 있던 동국이형이 그즈음 엄청난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

바로 단일팀 100득점이라는 기록이다.

다시 말하면 전북이라는 팀에서 넣은 골만 100골이 된다는 얘기.


최은성 선수의 은퇴식 경기에서 단일팀 99골을 기록한 동국이형이 그때만 해도 금세 100골을 기록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뭐든 하려고 맘먹으면 맘 같이 되지 않는 게 정말 사람일인가 보다.

이후 거의 한 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 4경기를 더 치르는 중에도 동국이형의 기다리던 득점은 터지지 않았고,

왜인지 매경기 나의 긴장감만 더해지고 있었다.

그즈음 포르투갈로 여행을 떠났던 '초딩2'가 동국이형의 단일팀 100골을 축하하는 게이트기까지 만들어서 내 손에 쥐어주고 갔는데.. 매번 경기장엔 그걸 들고 가서도 정작 들어 보이질 못하고 있었으니...


이날의 경기는 포항 원정경기였다.

열 번을 더 말해도 참 쉽지 않은 팀, 포항.

더욱이 리그 초반 홈경기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당했으며,

포항을 상대로 한 최근의 6경기 동안엔 아예 승리조차 없었다.

그런데 더 까다롭다는 원정길이니 긴장감만 되려 커질 수밖에..


포항으로 가는 원정버스에 다른 물품들과 함께 '또' 게이트기까지 챙겨 원정길에 올랐다.

'오늘은 제발 들 수 있길..'을 기도하면서,


경기는 예상과는 다르게(?) 우리 팀 이승기 선수의 선제골로 전반부터 앞서 가기 시작했다.

더욱이 이 골의 도움이 바로 동국이형,

그런데 경기 막판까지 정규시간이 다 지나갈수록 기다리는 추가골은 터질 기미가 안 보였다.

아, 그때의 그 초조함이란 정말...

'이걸 다시 또 들고 전주로 가야 하는 건가'

'이렇게 또다시 다음 경기를 기다려야 하는 건가'

하는 찰나에 주어진 추가시간은 3분,

그러다 경기 종료 1분 20여 초를 남긴 시점에,

질주하던 우리 팀의 한교원 선수를 쫓아가던 포항의 신광훈 선수가 그 볼을 걷어 낸다는 것이 하필이면,

포항의 골대 앞으로 전진하고 있던 우리 동국이형 발 앞으로 정확히 배달됐고,

동국이형은 아주 그림 같은 동작으로 발등에 얹은 그 볼을 포항의 골대에 그대로 넣어버린 것이다.


캡처.PNG 경기 종료 후 구단 직원에게 건네 준 이 게이트기는 정말 동국이형에게 잘 전달됐을까?



와!!!!!!!!!!!!!!!!!!!!

생각보다(?) 더 정신을 못 차리며 감격하고 있던 나는 주변 모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게이트기를 들어 올렸고, 그렇게 온몸과 마음으로 동국이형의 단일팀 100호 골을 축하해 줄 수 있었다.

동국이형은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했으며, 우린 포항을 상대로 귀한 승점까지 챙기게 됐고,

더불어 동국이형은 K리그 역사상 역대 4번째로 단일팀 100골을 달성한 선수로 기록되었다.




그리고 이때만 해도 정말 몰랐다.

동국이형이 오늘의 곱절에 해당하는 골을 더 넣으며 앞으로의 6년도 팀과 함께 하게 될 줄은..


물론 그 남아 있던 6년이 나에겐 너무나 순식간이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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