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잘할 수는 없는 일
그러니 우리 제발, 선은 지킵시다.
2014년 8월 23일 토요일,
홈경기였고 상대는 FC서울이었다.
날씨만큼이나 후끈대는 열기로 가득 찼던 날,
경기는 양 팀 모두 득점 없이 전반전을 보낸 후,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재작년 창원축구센터에서 해맑게 코너킥을 차던 '윤일록'선수에게 한 방을 얻어맞았다. 그러다가 15분 뒤, 동국이형이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는 막판까지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었고,
그래,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다......
추가시간은 4분, 경기 종료를 20여 초 남긴 시간, 그 해맑던 '윤일록'선수에게 또, 버저비터로 골을 먹히고 말았다.
(본래 '버저비터'는 '농구에서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 소리와 함께 성공된 골'을 칭하는 단어이나 축구에서도 종료 직전 터진 골을 더 알맞게 설명할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나는) 사용한다)
시즌 최다 관중인 3만여 명이 넘게 들어찬 홈경기였고, 10경기 동안 이어져 온 무패가 깨졌으며, 그렇게 찬물을 아주 '쎄게' 맞은 팬들은 허탈함이 가득한 발걸음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로부터 8일 뒤,
2014년 8월 31일 일요일,
원정경기였고 상대는 전남드래곤즈다.
경기는 전반 이른 시각 '한교원'선수의 선제골로 지난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나 싶었다.
그러다 25분 뒤 동점골을 얻어맞았고, 이번에도 종료 직전까지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그래, 이번에는 정말 이렇게 끝날 줄 알았다......
추가시간은 3분, 그중 2분 50여 초까지도 정말 아무 일이 없었는데..
세상에, 진짜 종료 5초를 남기고 역전 쐐기골을 아주 대차게 맞았다.
하....................
2경기 연속 '버저비터' 실점에 패배라니..
그래, 축구는 질 수도, 이길 수도 있는 일이다.
다만 충격의 차이가 아주 다를 뿐이었지,
하지만 이렇게 하늘이 무너질 것 같던 연패에도 우리 팀은 2014년 시즌의 남은 경기에서 단 한 경기도 지지 않았으며, 분위기 반전을 통해 결국엔 닥공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팀이 된다.
그런데 말이지,
그 2연패에, 그 다리만 쭉 뻗어도 닿을만한, 그 광양의 전용구장에서,
경기가 끝나고 원정석으로 인사하러 오는 선수들을 향해 쌍욕을 날리시던 그 아재들은 지금도 본인이 팀을 가장 사랑한다며 열변을 토하고 있겠지?
선수 가족을 주변에 두고도 같은 팀의 팬들끼리 몸싸움마저도 서슴지 않았던 그 아재들 말이야,
그날, 처음으로 나는 '우리'가 창피했다.
오죽하면 그 경기의 중계를 끝낸 친구가 본부석에서 나한테 전화부터 했을까,
"허니야, 원정석 무슨 일이야?"
아... 그날 저녁, 광양의 노을이 유독 예쁘더라니만..
이후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