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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병민 Dec 22. 2020

허병민 사용설명서 vol.1

1. 스승님 밑에서 관상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터라,

     상대의 관상을 은근(아니, 꽤) 자세히 본다.


2. 과거에 올라온 한 트윗에 공감해 공유.

     내가 갖고 있는 생각과 똑같으므로.

     "나는 잘 배운 사람의 다정함을 좋아한다.

     학력의 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반듯하게 자라서 본인이 하는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들릴지 한 번 더 생각하는,

     그런 공감 능력적 잘 배움 말이다.

     공감도 지능이다."


3. 음식을 천천히, 음미해가며 먹는 걸 좋아한다.


4.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매너+배려를 지독하게 중시한다.

     타자에 대한 인식, 인지, 인정. 이것이 기본적으로

     뇌에 탑재돼 있지 않다면 '얄짤' 없다. 아웃.


5. 행복한 사람일수록 사소한 리추얼이 많다고 했던가.

     내가 딱 그렇다. 나만의 리추얼이 굉장히(소소하게) 많다.

     요즘의 관심사는 스크래칭(디제잉). 기구를 구입해 연습 中.


6. 술과 담배를 1도 안 한다. 둘 다, 인생에 百害無益!

     흥미롭게도 내가 유일하게 강한(?) 술은 데낄라. 신기방기.


7. 1-2개월 단위로 공부하는 분야를 바꾼다. 공부 중독자다.

     요즘엔 앞으로 하게 될 일과 맥이 닿아 있는 M&A와 PEF,

     불교(참고로 난 무교다), 실패학, 반지성주의에 빠져 있다.

     아, Shang Xia라는 브랜드에 대해서도 탐미 中.


8. 과자를 애정한다. 단 거 없는 삶은 삶이 아니지, 아암.


9. 사람 냄새 나는 걸 좋아한다.

     하는 & 해온 일들이 이성/논리적인 일들 천지(였)다 보니

     내가 굉장히 딱딱하고, 정확성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런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는데, 실은 철저하게

     감성, 느낌/직감, 감정, 직관 등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알고 보면 부드러운 사람이 아니라, 그냥 부드러운 사람.


10. 단순한 멋진 척 스웩이 아닌,

       자존감어린 삶의 애티튜드를 갖춘 사람을 좋아한다.

       결국, '꾸며내는'과 '배어 있는'의 차이.


11. 나는 하루에 평균적으로

       신문 예닐곱 개,

       영화 한 편,

       예능 프로 한 편,

       드라마 한 편,

       다큐 프로/영화 한 편,

       책 한 권(발췌독, 속독, 묵독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

       보고서 한 꼭지,

       미술 작품(아트 딜러이므로) 열에서 스무 점,

       그 外 그날 신나게 복붙해 정리해놓은

       각종 온라인 매체(분야도 대중적인 부문부터

       더벨 등 상대적으로 비대중적인 부문까지 커버)의

       자료 뭉텅이를 어떤 청천벽력 같은 일이 터지지 않는 한,

       너무 아픈 나머지 쓰러질 지경에 처하지 않는 한

       반드시 클리어한다.


12-1. 말이 많은 사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말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말을 많이 하는 건 OK.)

           말이 많은데다, 남의 얘기를 거의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한다?

           아주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상대하지 않는다.


12-2. 말이 빠른 사람 또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말해도 의사가 충분히 전달되니

            for god's sake, plz take your time.


13. 말투/어조를 무척, 매우, 굉장히, 대단히 중시한다.

       어느 정도냐면, 한 예로 누군가 아주 건설적이지만,

       동시에 아주 뚜껑이 다 열릴 정도로 심한 비판을 했어.

       그러나, 기분 좋은 말투로. 그럼 노 프로블렘. 쿨하게 수용.

       말투/어조가 말의 내용만큼 위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14-1. 피드백을 잘 안 하는 사람과는

            가급적 일을 안 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14-2. 핑퐁을 좋아한다.

            아니, 중요시한다. 매우, 많이.

            감정의 핑퐁, 대화의 핑퐁, you name it.

            핑퐁이라면, 무엇이든.

            아무리 노력해도 핑퐁이 이뤄지지 않는 사람.

            그와의 거리를 좁히려 굳이 애쓰지 않는다.


14-3. 꼭 메일을 중심으로 소통하는 사람이 있다.

            톡과 통화는 거의 안 하고 굳이, 꼭, 거의 메일로 소통하는.

            Sorry, but you're not my type.


15. 눈치가 빠른 걸 넘어, 만단이다.

       사실 적잖이 괴로운 점이긴 하다.

       그러니 할 말이 있으면, 그냥 할 것.

       Don't ever beat around the bush.


16. 중식(어메리칸/퓨전 포함)을 애정한다. 깐소새우, 탕슉, 로메인.


17. 보기와는 달리, 굉장히 '만만한' 사람이다.

       찌르면 피 한 방울 안 흘릴 것처럼 냉철해보이지만,

       그건 그저 사진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일 뿐.

       실제로는 털털 그 자체다.

       I don't bite. Never did, never will.


18. 편의점에서 파는 스벅 카페라떼를 하루에 하나, 꼭 클리어한다.


19. 필기구는 오로지 만년필만 쓴다.

       다른 필기구는 아예 필기구로 취급하지 않는다.


20. 지독한 완벽주의자다.

       꼭, 일(業務)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만년필 사건, 수첩 사건, 제일기획 사건 등 관련 사례가 많다.)

       그런데, 그런 내 자신이 피곤하진 않다.

       크게 바꿀 생각도 없다. 뭐랄까, '행복한 비명'이랄까.


21. 차이나 칼라를 과하게 애정한다.

       갖고 있는 상의가 거의 다 차이나 칼라다.


22-1. 심각한 올빼미다. 새벽 시간을 애정한다.

            고로, 자연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일례로 과거에 고액의 강연 요청이 들어온 적이 있는데,

            이른 시간에 진행하는 터라 단칼에 고사한 적도.

            (그 사이 변화가 좀 생겼다. 요즘엔 늦어도 새벽 3시엔 잔다.)


22-2. 잠이 많다. 여자로 태어났다면 확실히 미인이었을 듯.


23. 사람 많은 곳을 별로라 한다. 누군가를 만날 때는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만나고 있는 상대에게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꽤 따진다.


24. 심각한 활자중독증 환자다.

       어느 정도냐면, 예를 들어 누군가와 거의 남남이 될 정도로

       대판 싸웠어. 그런데 그 상황에서 그가 나에게 책을 안겨줬어.

       그럼 아기에게 젖병 물려주는 것처럼,

       마음속의 분노가 금세 누그러진다.


25.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사람을 아주 별로라 한다.

       제발, 좀 스스로 알아서 파악하자고요. 애도 아니고.


26. 누군가가 메일을 보내왔는데 오타가 발견됐다.

       한두 개 정도는 노 프로블렘. 서너 개가 넘어가면,

       좀 심하게 말해 신뢰감이 절반 정도 날아간다고 보면 된다.

       철자, 맞춤법, 띄어쓰기는 자신의 '브랜드'임을 잊지 말자.


27. 추위에 무지하게 약하다.

       예전엔 이빨 부딪히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심했다.

       요샌 몸무게가 야금야금 늘어나면서

       다행히 그 정도까진 안 가서 안심 中.


28. 동물애호가다. 솔직히, 사람보다 동물을 더 좋아한다.

       동물원을 애정한다. 동물원에 가면 아기처럼 신나라 한다.


29. 마감/기한(deadline)을 싫어한다.

       그래서 원고 청탁도 거의 대부분 거절하고,

       출판사에 투고할 때 100% 완성본만 보내며,

       심지어는 신용카드도 쓰지 않는다.

       다 동일한 맥락이다.


30-1. 글로 그 사람의 성격, 성향, 기호,

            집안 교육 등을 얼추 다 간파한다.

            그것도 꽤 정확하게. 게다가 관상을 공부한 터라,

            만나서 몇 분 정도만 대화하면 금상첨화.

            거의 틀려본 적이 없다.


30-2. 인상(관상과는 다른)을 보면 일적으로 나와 맞고

            맞지 않는 사람에 대한 감이 온다.

            이것 또한, 거의 틀려본 적이 없다.


31. 감정 표현에 인색한 사람과는 거리를 두는 편이다.

       심지어 그것을 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더더욱.


32. 달콤한 것에 환장한다. 입맛이 가히 '신생아'에 가깝다.


33-1. 센스가 부족한 사람을 아주 별로라 한다.


33-2. 센스가 아예 없는데,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다면

            나와 친해질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34. 상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의 귀에

       좀 더 많이 '때려박을까' 노심초사 & 안달복달하는 사람.

       나와 친해질 가능성? 거의 제로에 가깝다.


35-1. 대화를 할 때 말을 끊는 사람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런데 더 싫어하는 건, 수긍하는 의도의 "네"를

            이야기를 하는 내내 & 중간중간 남발하는 사람.

            말을 끊는 것 이상으로 신경을 건드려,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을 앗아간다.

            당사자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집중해서 듣는 느낌이 안 난다.

            어느 정도 흐름 & 템포를 봐가며

            센스 있게 "네"를 좀 활용했으면.


35-2. 대화를 할 때 말을 끊으면 안 되는 이유는,

            상대방이 전하고자 하는 진의(眞意)를

            수확할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

            맥락(context)을 절대 무시하면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든, 일단 무조건 끝까지 들어볼 것.

            나를 포함,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경험치와 지식(의 저주라고 해두자), 자존심, 에고,

            인정 욕구 등으로 버무려진 자신의 '입장'을 갖고

            상대의 말을 너무도 편하게, 무 썰 듯

            중간에서 잘라버린다.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자세나 태도라는 건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기술'이 아니다.


36. 인간에 대한 이해를 게을리하는 사람.

       세심함과 섬세함, 센스가 결여된 사람.

       상대방이 하는 말의 의도와 맥락을

       제대로 캐치하지 못하는 걸 넘어,

       그 진의를 파악하는 걸 소홀히 하는 사람.

       감정(의 결)이 둔한 사람.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모르는 사람.

       나와 친해질 가능성? 높지 않다고 보면 된다.


37. '무식한'(ignorant) 사람을 싫어한다.

       '앎(지식)이 부족한' 사람이 아닌,

       '타인에 대한 개념'이 잡혀 있지 않은 사람.

       타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한,

       심지어는 타인을 거의 투명인간화해버리는,

       그런 사람.


38. MBTI나 혈액형 따위로

       사람을 판단/예측하지 않는다.

       하여, 그런 걸로 나를 guess해보려 하지 말길.

       솔까말, 말장난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1인임.


39. 재촉하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다.

       나만의 페이스,

       나만의 템포 & 리듬을 존중받기를 원한다.

       그냥 내버려두면 알아서 잘 굴러가니,

       just let it be & let it go.


40. 딱 부러지게 일반화할 순 없지만,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아버지의 보수성과 어머니의 개방성,

       곧 부모님의 보수개방성을 그대로 체화한 사람.

       여기에다 플러스,

       '날라리'로서의 삶(가수, 비보이 등)도 살아보았고,

       '범생이'로서의 삶(작가, 평론가, 컨설턴트,

       C레벨 등)도 살아본 터.

       정리컨대 보수성과 개방성을 둘 다 탑재한 사람이라,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한 쪽에 주파수를 맞추는 건

       일도 아님. 한 가지 확실한 건, 지나친 보수성도,

       지나친 개방성도 싫어한다는 것.

       허나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개방성에 몰표를.

       직선과 경직보단, 곡선과 유연에 몰표를.


41. 말을 할 때 '나는/저는'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

       그를 예의주시(銳意注視)한다. 아니, 사실 이미

       끝난 얘기나 다름없다. 가까이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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