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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병민 Apr 11. 2021

낙원의 밤 × 소나티네

'낙원의 밤'.


기대를 너무 많이 했는데,

엉뚱한 곳에서 실망감이 툭, 터지네.


아쉽게도 & 안타깝게도

연기자들의 연기 말고는, 평할 게 없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 평하고 싶지 않다.


박훈정 감독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영화 

'소나티네'(1993년 作)를 

무지하게 애정하시나 봐요.

이건 그냥 반칙이네요, 반칙.


누가 봐도, 

이건 기타노 다케시 감독에 대한 

오마주 수준이 아니잖아요.

사실상 많은 것들을 '소나티네'에서 

그대로 갖고 왔다는 것.

스스로 익히 잘 아시리라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간이 날 때 

아예 별도로 단평을 써볼 계획.)


스토리의 흐름은 물론이거니와,

톤 앤 매너, 색감('소나티네'와는 

다른 계열이긴 하지만) 등등.

영화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의혹이 점점 더 확신으로 다가오더군요.

그냥 '소나티네'를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전체적인 색감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것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뭐, 이런 건 ok. 

허나, 나머지는 그냥 엉망진창이네요.

바다가 중요한 배경으로 활용돼 

독특한 색채를 뽐내기에 

'기타노 블루'라는 말이 나오는 

키타노 다케시 영화의 특징, 

이 어프로치 또한 매한가지. 


기타노 다케시를 애정하는 1인으로서,

아울러 '소나티네'를 수도 없이 봐온 1인으로서,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비교 차원에서, 그냥 '맛보기'로 한번

쓰윽 보여드려보지요. 두 영화를 다 보신 분들은

무슨 이야기인지 바로 이해가 되리라 봅니다.

물론, 인물이나 구도 등 전반적인 설정이야 

다르지만, '결'이라는 것. 어찌나 비스름한지.



'낙원의 밤'.

내용 면에서든, 아이디어 면에서든

'소나티네'로부터, 나아가 기타노 다케시로부터 

적지 않은 영감을 받았다는 것. 하여, 많은 것들을 

차용했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알 수 있는 영화였어요.


정리컨대,

세련미만 덧입혀진 '소나티네'라고나 할까.

아니지. 이제 와서 돌아 보면 '소나티네'의 

투박함이 역설적이게도 더 세련됐던 건지도.


덧. 벌써 두 번 봤지만,

보면서 연기자들의 연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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