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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병민 Jun 29. 2021

대단원의 막, 내리다

대학 4학년 때 들은 시쓰기 수업.

당시 국문과 교수이셨던 나의 貴人,

정현종 시인이 내 발표를 듣고,

발표한 내용을 가다듬어

신춘문예에 도전해보라고

권한 바로 그 순간부터

내 인생은 꽤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었던 건지도.

내 커리어가 결국

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길로  피보팅될 거라는 

당시엔 인지조차 못했지만.


비록 해당 작품은 이후

신춘문예의 마지막 단계인

최종심에서 번번이 떨어졌고

다른 작품으로 신춘문예에 당선되긴 했으나,

이 작품이 작가로서의 길을 뚫어준,

사실상의,

실질적인 스타팅 포인트.


그간 하드에 잘 보관해왔는데,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완전히 잊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올해가 김수영 시인 탄생 100주년이었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시인과 시를 조명하는

특집의 메인 평론으로,

이 작품은 한 문학잡지의

8월호에 선보여지게 된다.


자그마치,

21년 만이다.

말 그대로, 感慨無量.


남부럽지 않게 키워놓은 딸,

시집 보내는 기분이랄까.

기분이 너무나도 묘하다.

그런데, 이 묘한 기분이

쉬이 꺼지지 않을 듯한 이유.

(물론 사람 일이란 게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모르긴 몰라도,

이 평론이 문학평론가로서

매체에 투고하는

마지막 평론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Farewell, Mr. Kim.

It has been an honor & pleasure.


ps1. 신춘문예를 준비한 반 년, 그 첫 결과 https://cutt.ly/Cmu13sx

ps2. 신춘문예 당선작 & 당선 소감 | 홈페이지 개편으로 링크가 삭제된 듯.

                                                           시상식 사진만 겨우 구했음.

ps3. 신춘문예 영화평론 부문, 재도전각 https://cutt.ly/Qmu0H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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