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침의 기억이
되돌려질 수 있는 거라면.
묻힘의 흔적이
지워질 수 있는 거라면.
시간의 그림자를
천천히라도,
다시 밟아나갈 수 있다면.
그때,
거기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겠지.
아득히라도.
우두커니라도.
기다림이
정녕,
복원되어질 수 있는 거라면.
감정을 정갈하게
지워낼 수 있다면.
생각을 온전하게
정돈할 수 있다면.
그렇게,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어차피 그렇게 될
마음의 흐름이라면.
거슬러간다는 것이,
결코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면.
설렘의 궤적을,
따라가보고자 해.
그때는 못했던,
할 수 없었던,
하지 않았던 것을
아로새기고자 해.
돌아보는 대신
손이 내밀어지는 곳,
그곳으로
그리움의 조각들을
한 움큼씩
흩뿌려보고자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