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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곱셈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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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병민 Jun 10. 2017

R=VC | Back to the Future

슬럼프에서 빠져 나오는 법

저는 살면서 ‘슬럼프’라는 것을 

꽤나 자주 겪어온 것 같습니다. 


다 그놈의 완벽주의 때문이지요.

워낙 성격이 확실한 걸 좋아하다 보니 

무언가에 시간을 투자하면 

결과 역시 정확하게, 

딱 부러지게 나와야 한다는 

완벽주의가 매번 제 다리를 걸고넘어집니다. 

그런데 또 매번 어찌어찌하여 

고비를 나름 잘 넘겨왔지요.


저처럼 자기 방식대로 안 되면 

씩씩대면서 날뛰는 사람이 

어떻게 그 동안 그 많은 

우여곡절을 넘겨왔을까요.

그것도 의외로 큰 탈 없이 말입니다. 


저는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해온 일이 하나 있습니다. 

사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저도 모르게 거의 자동적으로 

해왔던 일인 것 같습니다. 

때로는 기도를 올리듯, 

때로는 염불하듯 

속으로 중얼중얼 주문을 외우는 거지요.


내가 이 일을 하면 

어떤 보상(compensation)이 따를까.





보상의 내역을 

최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정리해 

그것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주입합니다.


한때 회자됐던 R=VD 등식, 

많이 들어보셔서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쉽게 말해 ‘생생하게(Vividly)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ed)’라는 건데요.

저는 이 등식을 다음과 같이 

살짝 변용(變用)해봅니다.


R = VC


생생하게(Vividly) 

보상(Compensation)을 그리면 

이루어진다(Realized). 


그런데 때로는 이 등식이 

잘 맞아떨어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보상이 눈에 잘 보이지 않거나, 

보상을 받는 시기가 애매(불확실)하거나,

보상의 정도와 수준이 정확하게 그려져도 

그것이 어느 정도로 만족감을 줄지 

감정적으로 장담할 수 없다고 느낄 때, 

바로 그때 저는 과감하게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납니다.

 

과연 단 한 번의 성공도 없이

오로지 실패만 반복하면서 

살아온 사람이 있을까요.

정말이지 ‘재수 옴 붙은’ 사람이 아니라면,

아마 없을 겁니다. 

설사 그 동안 실패만 해왔다고 해도, 

따지고 보면 그것은 그 사람이 

그것을 ‘진짜 실패’라고 생각해서 

실패가 된 경우이겠지요.


시간여행을 하면서 제가 하는 일은 

딱 하나입니다. 

그 동안 제가 만들어낸 성공, 

그 경험 속으로 온전히 들어가 

그 결과로 제가 얻은 것들을 

하나하나 현재로 데리고 오는 겁니다. 

그것으로 방전된 제 머리와 마음을 

충전시키는 거지요. 

이렇게 미래와 과거로부터 빌려온 보상의 힘을 

저는 현재 하고 있는 일에 

고스란히 쏟아 넣습니다.


예상 가능한 보상을 앞당겨 챙김으로써 

지금, 이 슬럼프의 시간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보내버리는 것. 

결국 도전과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하나의 기반 마련인 셈이지요.



"미래는 백지야. 정해진 미래란 없다고.

 자네가 직접 만드는 거라네, 멋진 인생을.“

―에멧 브라운 박사,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혹시 지금 슬럼프에 빠져 있나요.


그럼 오늘부터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두 눈 부릅뜨고 한번 샅샅이 살펴보세요. 

자신이 잊어온(기대하는), 

자신의 깨알 같은 성공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면

그것이 큰지, 대단한지 여부는 일단 제쳐두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얻게 되는지)를 떠올려보세요. 


그 유쾌한 선물 보따리를 

현재로 가져와 머릿속에 집어넣으면 

슬럼프로 인한 두통이 

조금은 작아져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될 겁니다.


『곱셈인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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