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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부치 Sep 19. 2018

블록체인에 대한 인문디자인적 해석

(블록체인은 단지 가상화폐의 구현 기술이 아닌, 탈중앙화의 개념

아래의 글은 '인문디자인공장 김경묵원장님'과 인문디자인적 관점에서 4차산업혁명의 기술요소들을 해석하기 위해서 작성중인 글의 초안입니다.



개념화의 키워드 블록체인 기술의 초기 개념화의 오류를 인문디자인으로 바로 잡으면 공정사회의 기반이 된다.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불리우는 인물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를 통해 중앙집권화된 금융시스템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고안했다. 이후 2009년 사토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개발했다. 기존의 화폐를 대체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 하였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분산형 시스템 방식으로 처리된다. 분산형 시스템에 참여하는 사람을 채굴자라고 하며, 이들은 블록체인 처리의 보상으로 코인 형태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러한 구조로 암호화폐가 유지되기 때문에 화폐 발행에 따른 생산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이체 비용 등 거래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또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에 저장되기 때문에 보관비용이 들지 않고, 도난·분실의 우려가 없기 때문에 가치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도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거래의 비밀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마약 거래나 도박, 비자금 조성을 위한 돈세탁에 악용될 수 있고, 과세에 어려움이 생겨 탈세 수단이 될 수도 있어 문제가 된다. 이러한 문제는 JTBC뉴스룸에서 유시민작가와 정재승교수의 토론에서 유시민작가의 논리를 공감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블록체인 기술이 아닌,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화폐 수단으로 개념화 한 것이다.  

블록체인의 가치를 보여주는 수단일 뿐이었던, 암호화폐가 잘못 개념화된 것이다. 근본 원리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의 철학은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의 이전이다. 그 의미는 자유에서 정의를 추구하면서 이것을 관리하는 자율의 의미이다.

2018 세계웹툰 포럼, 윤태호작가 ‘웹툰의 현재와 기대하는 미래’ 라는 기조연설에서 ‘미래에 웹툰은 블록체인으로 연재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만화가와 투기조성 기술이라는 오명을 가진, ‘블록체인’이 어떠한 연관을 가지는 것인가? 그의 논지를 정리해 보면, 웹툰은 시장에서 성공했지만, 다양한 웹툰을 제공하는 플랫폼과 작가들 사이에 수익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플랫폼에서 관리하다 보니 생기는 공정성의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공정성의 문제를 블록체인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하여 수 많은 컴퓨터에다 동시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면, 이러한 공정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부른다. 중앙 집중형 서버(하나의 플랫폼)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 주며, 거래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나 변조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일반적인 ‘갑’, ’을’ 관계에서 제대로 지켜지기 어려운 표준계약서를 대체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단지 가상화폐의 구현 기술이 아닌, 탈중앙화의 개념이다. 이것은 중앙 관리자가 필요 없다. 은행이나 정부 같은 중앙기관이나 관리자가 필요했던 이유는 공식적인 증명과 등기, 인증 등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블록체인은 다수가 데이터의 저장과 증명을 하기 때문에 중앙 관리자가 필요치 않다.

위키피디아의 정의에 따르면 탈중앙화는 어떤 조직의 활동, 특히 계획이나 의사결정에 관련된 활동을 중앙의 권위있는 집단으로부터 (다수에게) 분산시키거나 위임하는 프로세스다.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라는 단어는 1820년 프랑스 혁명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계에서 탈중앙화라는 단어를 유행시킨 장본인중 한명으로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있다.

일반적으로 여러 주체로 구성된 사회에서 합의를 이루려면 큰 비용이 듭니다. 때문에 많은 경우에 우리는 손쉽게 중앙화를 택하게 된다.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기술은 합의의 비용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낮춘다. 하드웨어 설비와 전기 비용만 생각하면 중앙화된 구조가 더 저렴하지만, 신뢰성을 댓가로 지불하는 추가비용과 리스크비용까지 고려하면 탈중앙화된 시스템이 더 저렴해지기도 한다. 또한 탈중앙화는 중앙화된 합의구조에서는 불가능 했던 다양한 일들을 가능하게 한다.

그래서 탈중앙화의 진짜 의미는 “어떤 네트워크 내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사실과 의사결정에 관련된 합의를 중앙의 권위있는 집단으로부터 네트워크 내 다수에게 분산시키거나 위임하는 프로세스”라고 정의할 수 있다

블록체인은 분산된 환경에서의 정보교환만을 다루는 것이었다면, 단순한 기술의 일종으로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가치의 이전(Transfer of value)’이 가능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은 일종의 분산된 경제시스템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의 초기 개념화의 오류를 인문디자인으로 바로 잡으면 공정사회의 기반이 된다. 블록체인 기술이 자리잡기 위해서, 가상화폐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접목되어 투기를 위한 기술로서 자리매김해서 생긴 문제였다. 그 중심에서 사람들의 흥미 유발이 아닌, 인문적 관점의 개념화를 거쳤다면 자유에서 정의를 추구하는 자율을 꿈꾸는 기술로서 개념화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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