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이란 지속적으로 체득되어 내 몸에내제된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통의 문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이 자체로만 정체성을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중요한 것은 전통이지속되었는가 인데, 지속성 없이는 정체성이라 할 수 없다.
전통 떡과 치맥의 차이는 무엇인가? 우리의 것, 떡을 홍보하고 세계화하기 위하여 엄청난 노력을 하고있다. 과연 떡은 우리의 차별화된 정체성인가? 단지 우리의것이지, 외국인이 좋아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거 같다. 치맥은미국의 프라이드치킨과 독일의 맥주라는 우리의 것이 아니지만, 우리만의 주체적인 해석과 적극적인 도입이있었고, 전세계 누구라도 지지하고 호응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우리가 ‘치맥’보다는 ‘떡’이 정체성이고, ‘별에서 온 그대’보다는‘서편제’가 우리의 정체성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어떨것인가? 디자인에서 경제적, 산업적 관점에서 정체성을 논하는 방식은 오래된우리의 삶에 집중하는 토속적 관점과 그 속에 있는 문화적 전통의 소재에 집중하는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
어떤 것이 차별화된 정체성이고, 우리를 알릴 수 있는 방식인가?
현재 소수의 한국인이 인식하고, 주장하는 것보다는 더욱 대중적이며 현실의 문제를 담고 있는 것이 한국적이라는 것이지 않겠는가? 원래 우리의 것이었나 아니냐의 관점이 아니라, 그 문화의 수용이주체적으로 이루어졌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정체성과 고유성은 기원의 문제가 아니라 수용 주체의 관점이다. 원조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형식, 내용면에서 토착화와 창조적 수용을통해 현재의 우리나라 문화의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고 다원화하는 것이 생산적인 디자인정체성의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