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에서 컨셉은 무엇인가? 전략인 것인가? 전술인 것인가? 컨셉이라는 개념은 디자인을 어떻게 풀어갈 것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한다. 일종의 개성같은 느낌이랄까? 디자인을 접할 때, 전략으로 접근할 것인지? 전술로서 시작할 것인지는 디자이너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전략이란 어떠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는 방법이나 책략의 개념을 뜻한다. 기본적으로 전략은 전술보다 상위의 개념이다. 이러한 전략이 정해지면 그 문제 해결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세부적인 전술이 나오게 된다.
일반적으로 어떠한 문제를 풀거나 과업을 할 때에는 먼저 기획을 하고, 실행을 하고, 그것에 대한 반성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항상 모든 시작은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으로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디자인에서도 마찬가지로 처음에 어떻게 디자인을 할 것인지를 기획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흔히 컨셉(concept)이다.
일반적으로 컨셉이라는 것의 정의는 어떤 작품이나 제품, 공연, 행사 등을 할 때에 그것에서 드러내려고 하는 주된 생각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다. 컨셉이 제품, 공연, 행사 등의 주된 생각이라면 컨셉이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드러내려고 하는 주된 생각이라는 말에서 뜻하듯이 전반적으로 이끌어 갈 방법을 드러내려고 사용하는 전술이라는 측면이 강한 것이다. 디자이너는 컨셉을 정리하기 위해 디자인 트랜드조사, 벤치마킹, 이미지보드 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술을 보강하기 위한 작업을 실시한다.
그러면 지금 디자이너들이 하고 있는 컨셉을 중심으로 하는 작업이 과연 디자인의 출발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디자인을 하기 위한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는 방법이 우선 고려되어야 하는데, 현재의 디자인의 컨셉이라는 것이 그런 전략적 측면을 담고 있는지 의문이다.
대한민국 디자이너들이 받아들이는 컨셉은 대부분 전술측면일 것이다. 제품,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전략이 정해지면, 그에 대한 전술로서 디자인에서 컨셉을 제시한다. 디자이너가 모든 부분을 해결하는 경우도 많지만, 대다수의 접근방식이 그러하다. 디자이너는 전략적인 부분에 대한 역량보다는 전술의 일환으로서 시각적 표현에 치중한다. 이러한 부분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프로세스이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단, 이러한 디자인 접근방식이 전략은 모르고 전술만 알고 있는 졸병과 같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들 뿐이다. 과연 전략을 모르는 상황에서 능동적으로 창의적으로 전쟁에 임하고,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지가 의문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나타나는 영웅들 중에 처음에는 신분이 미천하지만, 추후에 성공하는 인물들이 많이 있다. 이순신장군이 대표적인 경우일 것이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이 자신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없고, 그 당시 조정에서 정해주는 전략만을 가지고 전술적으로 임했다면, 그 모든 전쟁을 승리할 수 있었을까? 이순신 장군의 불가능할 것 같은 승리의 원동력은 처해져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한 명확한 판단력과 자신만의 차별화된 전쟁의 모든 상황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전략을 세워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전쟁 준비의 시작을 정해져 있는 전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냉철하고 비판적으로 자신만의 전략을 수립하고 치밀한 전술적 접근을 했기에 가능했다.
디자이너들도 디자인에 접근하는 방식을 정해져 있는 전략을 따라가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능동적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전략적인 접근을 먼저 하고서 최적의 디자인 컨셉을 만들어 가는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단지, 내 디자인이 왜 아름답고, 멋있는지를 어필하기 이전에 이 제품의 근본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 제품이 영향을 미치고, 역할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마케팅과 경영기획적인 방향성에 대해서 먼저 진지하게 고민하고 디자이너 입장에서 최적의 대안을 가지고 컨셉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인 접근을 하다 보면, ‘디자인이 필요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해 보기’와 같은 접근도 가능하다.
디자이너들도 디자인의 출발이 전술적인 컨셉이 아니라, 전략에 대한 고려가 먼저여야 한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디자인의 시작은 컨셉이 아니라 전략을 이해하고 수립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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