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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부치 Dec 15. 2022

연구개발(R&D) 수단으로써 디자인

디자인, 마케팅 아닌 R&D로 봐야

이 글은 디지털타임스에 기고한 '디자인, 마케팅 아닌 R&D로 봐야'의 원본입니다.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22121502102369807001


국책 연구 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2023년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1.8%로 수출과 내수가 동반하락하면서 경기 둔화세가 짙어질 것으로 예측하였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3년 세계경제성장률을 2.7%로 올해의 3.2%보다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경제에 찬바람이 불고, 불황으로 가계와 기업이 고통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되면, 기업은 불필요한 지출과 투자를 줄이려 하고, 연구개발(R&D)에 관한 예산을 먼저 줄이려 한다. 국내외의 관련 연구를 종합해 보면 불황기일수록 연구개발(R&D) 투자 효과가 크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되어 있다. 하지만, 그 효과가 입증되어 있다고 하여도 불황기에 불확실성을 담보로 하는 연구개발(R&D)에 큰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좀 더 경제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시설투자나 기술개발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단기간에 효과적인 연구개발(R&D) 방식을 찾아야 한다. 대안으로 디자인을 마케팅수단이 아닌, 연구개발(R&D)의 핵심 수단으로 주목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디자인이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매혹적으로 느끼고, 선택받게 해주는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디자인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 보면 포장 수단이 아닌, 소비자의 생각과 태도를 읽어내고,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만드는 인문학적 기술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왜 다양하고 복잡한 의미를 지닌 디자인을 아름답게 그리는 도구로만 인식하게 된 것인가? 그것은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맥락을 같이한다. 한국전쟁 후 값싼 노동력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던 현실에서 겉포장이라도 예쁘기라도 해야지 수출하고,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었다. 여기에 최적의 수단이 디자인이었고, 디자인은 단지 포장하는 기술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애플’, ‘다이슨’ 같은 기업들은 디자인을 마케팅수단이 아닌 연구개발(RD)에서의 활용가치를 알고 있다. 기술 중심의 연구개발(R&D)만으로는 소비자의 변화하는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어렵기에 인문학적 관점에서 디자인을 최적의 도구로 사용한다. 이것을 디자인계에서 ‘UX’ _ User eXperience, 우리말로 ‘사용자경험’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애플의 디자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적인 아름다움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사용자의 행동과 태도를 분석해서 편안함을 제공하는 UX, 사용자경험을 기술 속에 녹였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아직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에서 디자인은 만들어진 기술의 포장 수단으로써 가치가 크다. Design단어는 De(이탈)+Sign(형상)의 합성어로 기존의 형상에서 이탈하여 새로움을 창조한다는 혁신의 의미로 만들어졌다.


경제가 고도화될수록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드는 상품과 서비스들만이 살아남는다. 마음을 파고드는 인문학적 기술이 디자인인 것이다. 애플과 다이슨의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가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그 제품을 선택하는 순간, 나(소비자)의 행동과 태도, 마음을 이해하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성과는 혁신과 마케팅으로 창출되고, 나머지 활동은 비용일 뿐이다’라고 하였다. 불황기일수록 연구개발(R&D)에 더 투자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효율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디자인은 적은 비용과 단기간에 연구개발(R&D)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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