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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부치 Apr 06. 2016

디자인에 대한 아이러니한 생각

디자이너의 힘은 그리는 것이 아닌, 생각하는 힘이다

한 남자가 A,B 두 여자와 소개팅을 하기로 했다. ‘A’라는 여자는 주변사람들에게 항상 친절하고, 성실하다.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대기업 기획실에 근무하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유명 대학의 교수님이고. 어머니는 저명한 소설작가다. ‘B’라는 여자는 주변사람들과 항상 사소한 다툼이 있다. 전문대를나와서 일을 하고 있지만, 지각을 밥먹듯 하여 회사를 많이 옮겨 다녔다. 부모님은 중학교 시절 이혼을 하셨고,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을 하고있다. 

이런 조건만을 본다면 결혼 상대로서 누가 더 좋은 여자인가? 이런상황을 본다면 ‘A’라는 여자가 두말할 것 없이 좋은 여자다. 모든부분에서 완벽한 조건으로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A’를 만나보니 남자보다도 커보이는 골반과 허벅지를 가지고있고, 작고 처진 눈을 가지고 있는 비호감형의 여자라면 좋은 여자로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인가? 그 이후에 ‘B’를 만나보니 커다란 눈망울과 가녀린 몸매에 수수한듯 하지만,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외모라면 어떨 것인가? 두여자의 외모를 보는 순간 대부분의 남자들의 속마음은 ‘A’를 욕하지는 않겠지만, ‘B’가 무슨 다른 사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할 것이다. 원래 착한여자였는데, 부모님의 이혼때문이거나, 다른 알 수 없는 무언가가있을 것이라는 반어법적인 생각을 가질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우리는 ‘아이러니’(irony)하다고한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생각을가지고 있는 모순의 경우를 말한다. 디자인에도 아이러니한 것이 있다.사람들이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할 때는 ‘생각하기(thinking)’,‘기획하기(panning)’, ‘그리기(drawing)’,‘만들고, 실행하기(doing)’ 이러한 모든과정을 디자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디자인에 대한 평가를 할 때에는  ‘생각하고, 기획하고, 만드는 과정’은 무시한 채, ‘그리기의역량’만으로 디자인을 판단한다. 이러한 생각은 일반인들 뿐아니라, 디자이너들에게 더 크게 각인되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디자인이란 종합적인 관점인데, 그것에 대한 평가는 오로지 디자인 대상에 대한 ‘시각화(visualization)’에만 국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디자인에서 아이러니하다는 것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연간 2만5천명 가량의 디자이너가 대학을 졸업하고, 기존에 28만여명의 디자인 인력들이 있다. 요즘 창조경제에서 디자인이 핵심이라는말을 많이 하고 있다. 이 모든 디자이너들을 그리는 역량으로만 키우는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 제대로 된디자인전략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디자인이란 눈에 보이는 시각화만의 작업이 아니다. 디자인은 생각하는힘에서 출발하고, 그 생각을 정리하는 역량과 실행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이 융합이 될 때, 디자인의 힘이 커지는 것이다. 디자인에 대한 아이러니한 생각에서디자이너부터 먼저 벗어나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깨닫게 될 때, 대한민국이디자인을 선도하는 진정한 디자인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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