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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JAA Jul 20. 2023

40대의 변덕,나는 잘 살고 있는걸까?

이민자의 변

잘 살고싶다 라는 의미는 뭘까?

인생의 중반에 턱 들어오니 지나간 과거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막막하기만 하다.

그냥 하고싶은대로 척척척 일을 저질렀던 나인지라

중국으로 학교를 다닐때도, 회사를 다닐때도

다 때려치우고 호주로 이민을 왔을때도 그냥 순간의 판단을 믿고 질렀다. 다행이도 지금까지는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젠 체력이 딸린다.

지난달부터 COOKERY를 배우러 다니고있다.

뜬금없이 요리라니... 자격증을 따서 뭘 할려고?

요리에 대한 열망은 가득했지만 요리사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이번에 배우게 된 동기는 하나.

그냥 호주에서 뭐라도 자격증을 따고 노후를 준비하고싶었다. 남편의 사실상 외벌이만 믿고 40대를 살아가니 저축이 너무 어렵다. 아이는 점점 크고 하고싶은건 많아진다.

애니웨이!

집 근처 컬리지에서 단기코스의 커머셜 쿠커리 자격증 과정이 나왔다. 영어가 걱정됬지만 그냥 인터뷰를 봤고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이민자들을 위한 영어수업코스는 모두가 영어로 못해도 되는 분위기였지만 이 곳은 아니었다. 첫날부터 멘붕.

요리코스지만 실습보단 필기위주였고 전공서적같은 프린트물을 던져주고 오픈북 테스트를 매일 3-4시간씩 했다. 슬프게도 너무 필기를 많이 해서 팔이 나갔다. 

칼질하다 나갔으면 기술이라도 익혔지...대학때만큼 필기를 한다.

덕분에 위생안전,상업용주방의 안전수칙은 달달 외우게 되었다.

커피만드는 법도 배우고, 치킨스톡을 활용한 수프, 샐러드, 파스타를 배웠다. 이제 두달 남짓 남았는데 학교 담당자가 이력서 보내달라고 했다.

자격증따는 것까진 생각했는데 취업까진 생각을 못했다. 마흔중반의 나이.

키친에서 일을 한다. 체력이 될까? 헬스키친을 너무 열심히 봤나. 걱정도 되지만 일단 또 질러보기로.

2023년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난 또 내년엔 무엇을 저지르고 있을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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