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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hilip Oct 20. 2020

네이버: 한국의 알리바바를 지향하며

네이버는 왜 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는 것일까요?  어떻게 진출할까요?

네이버를 흔히 "한국의 구글" 같은 회사라고 해외에 소개하죠. 아마 이제는 이런 소개를 바꿔야 할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네이버는 독과점적인 지위를 활용해서 "한국판 알리바바"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왜 네이버는 전자상거래 사업에 진출하는 것일까요?

네이버는 압도적인 디지털 광고 사업자입니다. 2020년도 2분기 IR자료에 따르면 매출의 78%는 매출에서 발생했습니다. 총 규모는 9,519억원입니다. 문제는 성장성이죠. 검색 광고를 제외하고 디스플레이 광고만 봤을 때는 위기입니다. 참고로 디스플레이 광고를 놓고 경쟁하는 사업자는 구글 및 페이스북, 기타 사업자들입니다.



네이버는 보유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그리고 1위 포털 사이트라는 잇점을 활용하여 신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일본 네이버가 개발하고 일본 및 동남아 시장에서 성공을 라인을 제외하곤 광고만큼 안정적인 신사업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잡플래닛 및 블라인드 등 기업 평가 및 익명 게시판 앱에는 정체되어 가는 문화 내지는 성장성에 대한 걱정 어린 직원들의 목소리가 종종 보였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1등이었고, 또 1등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였습니다.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습니다. 하지만 성장성이 보이는 사업을 네이버는 드디어 찾습니다. 바로 스마트스토어가 그것입니다. 스마트스토어는 써드파티들을 위한 오픈 마켓입니다. 그리고 네이버 페이도 그렇구요. 아래와 같이 성장을 합니다.


ㅇ 2020년 1분기

 - 스마트 스토어: 전년 대비 56% 성장

 - 네이버 페이: 전년 대비 46% 성장


ㅇ 2020년 2분기

 - 스마트 스토어: 전년 대비 64% 성장

 - 네이버 페이: 전년 대비 56% 성장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가격 경쟁이 아니라 물류 전쟁입니다.

신세계/이마트는 온라인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로 쿠팡과 가격 경쟁을 벌였습니다. 결과는요? 아시다시피 창사이래 첫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5위에 불과한 쿠팡이 이 전쟁에서 승리를 했다고 봅니다. 이유는 물류를 장악한 것 때문으로 봅니다.


이런 쿠팡의 물류는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2015년부터 준비했고, 안정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차근 차근 준비했죠. 로켓멤버쉽도 계획하에 있었습니다. 쿠팡을 안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이후 "어떻게 쿠팡 없이 살았을까?" 캠페인을 벌입니다.


왜냐하면 전자상거래는 배송에 2~3일 걸린다는 공식을 다음 날 또는 새벽에 온다고 바꾼 사업자가 바로 쿠팡이기 때문이죠.


자 네이버가 이 시장에 들어옵니다. 네이버의 재무재표를 분석해보면 쿠팡 수준의 물류 체인을 만들 돈. 충분합니다. 충분한 자금으로 이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상황적 특수성. 바로 규제를 보셔야 합니다. 참고로 쿠팡은 1)흰 번호판으로 운행하고요. 2)물류 비용을 안 받습니다. 이 모든 것은 규제때문입니다.


전략의 시작은 내가 제일 잘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실행하는 것입니다.

네이버는 포털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네이버의 DNA는 플랫폼 사업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구요? 네이버는 1) 가입자를 모으고, 2)이해관계자를 끌어모아서 3)자사 플랫폼에 태우는 사업. 그런 사업은 대부분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리고 2)이해관계자를 끌어 모은다는 말은 바로 써드 파티와의 협력 내지는 협업을 말합니다.


네이버가 추진하는 커머스의 큰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가입자의 관심사 및 지역, 성별 등 정보와 데이터 쿼리를 맞추보는 과정을 통해서 네이버는 마치 "광고" 제품처럼 "최적화된 고객을 연결해주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변이가 가능합니다. 마치 로켓 발사체에 핵이나 무기가 실리면 미사일이고, 위성이나 평화적인 물건이 실리면 우주선이 되듯요. 쿠팡처럼 스타트업이 아니기에 네이버와 라인 모두 D2C(Direct to Customer) 같은 과감한 전자상거래 모델도 가능해집니다.


또 기존 가입자 층을 끌고 와서 1)시장을 방어하고 또 2) 기존 전자상거래 가입자들을 빼앗아 오기 위해서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고객들에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구매 경험을 유도합니다. 그리고 훌륭한 "구매 경험"을 통해 다른 가입자들을 바이럴로 데리고 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죠.


물론 구매 경험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물건"이 있어야겠죠. 네이버 쇼핑에 등록된 물품은 2020년 6월 기준 8억개입니다. 참고로 쿠팡이 3억개의 물품을 운용합니다. 네이버의 지위를 활용한 결과이기도 합니다만... 이 시장을 열기 위해서 온라인에 오고 싶어하는 타 오프라인 유통 사업자들을 참전시킵니다. 홈플러스 및 GS리테일, 하나로마트 등 온라인 기반이 약한 사업자들을 네이버에 태웁니다. 전형적인 플랫폼 사업자 다운 해법이죠.


그런데, 무언가가 빠진 것 같습니다. 바로 물류입니다.

자. 아까 신세계/이마트의 적자. 물류 때문이었다는 말씀을 드렸죠? 네이버는 두 가지로 사업을 추진중입니다.


1) 스타트업 지분 투자를 통해서 물류 체인을 완성합니다.

2) 기존 사업자들과 협력을 통해서 만들어갑니다.


대기업들의 스타트업 투자를 보면, 그 회사의 전략적 방향성이 보입니다. 올해 네이버가 직접 투자한 (스프링캠프 및 네이버 D2SF 투자 스타트업 제외) 회사는 총 8개입니다. 이중 6개가 물류 관련 기업입니다. 이렇게 대놓고 전략을 드러내는 투자가 있나 싶습니다.



3PL 또는 4PL 풀필먼트 기업들이 중심입니다. 특히 아워박스 같은 경우는 콜드체인에 특화된 물류 전문 스타트업입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들만 잘 꿰도 네이버는 야채 채소 생선 등 콜드체인 물류가 필요한 상품부터 공산품까지 모든 풀필먼트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물류에는 규제 이슈가 상존합니다. 이렇게 물류 전문 스타트업을 활용할 경우 자연스럽게 국토교통부의 규제를 피해갈 수 있습니다. 쿠팡이 다소 기이한 써드파티용 로켓제휴 프로그램을 내놓는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만약 이 회사들이 잘 성장해서,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면 풀필먼트 수수료 인하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스마트스토어에 그런 더 몰리겠죠. 향후 시장을 과점적으로 지배하게 되었을 때 1)편의성 2)물류의 확실성 3)리스크 요인 때문에 그대로 네이버로 써드 파티들은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왜 알리바바라고 이야기를 했는가?


쿠팡은 아마존의 전략을 따라합니다. 이전 글 아마존 대 쿠팡에서 쓴 바가 있습니다.


https://pickool.net/coupang-vs-amazon/


네이버는 전형적인 알리바바 전략입니다. 쿠팡처럼 한땀한땀 직접 만드는 대신에, 네이버는 생태계 구축에 온 신경을 씁니다. 무언가를 직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네이버는 생태계를 만들 뿐입니다.


네이버와 알리바바의 포트폴리오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닮아 있지 않나요? 전자상거래는 클라우드와 페이먼트 서비스를 키우는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알리운(Alicloud)도 그랬고, 알리페이도 그랬습니다. 네이버도 비슷한 그림을 그리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잘하는 것을 기반으로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은 교과서 같은 당연한 전략입니다. AWS도 서버 폭증 문제를 해결다가 나온 사업이고요. 구글은 자사의 구글 플레이 역량을 레버리지 해서 게임사나 전자상거래 회사들의 AWS 사용을 윈백 해오고 있습니다. MS가 EA 계약을 통해서 Azure 고객을 유치해 오는 것은 IT벤더업계에서는 널리 알려진 내용입니다.


네이버는 페이와 NBP 시장 확대를 노릴 것입니다. 물론 알고리즘 조작으로 인한 260억원대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처럼, 네이버를 지켜보는 눈은 많습니다. 그래서 신중하되 이 방향성으로 네이버는 가고 있습니다.


다음은 네이버 대 쿠팡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위 글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스타트업 pickool의 "Naver: Trying to be like an Alibaba"를 한글화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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