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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문 Mar 08. 2018

행복해지는 법

행복일기

  평소와 다르지 않게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때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현재 행복한가? 나는 종종 내가 행복한 기준에 대하여 어렴풋이 추정하기로 일주일 중에 나흘이 행복하다면 그것은 한 주의 과반이 넘기에 그 삶은 행복한 것이라 대략적으로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한 주의 나흘 정도는 하루가 행복의 기운이 감돌 정도로 즐겁게 살아간다며 나 자신을 위로하곤 했었다. 근데 과연 나는 정말로 행복할까? 내가 생각한 나흘의 정확한 근거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시계와 묘하게 닮아 있는 저울

  나는 내가 생각한 하루의 행복에 대한 척도에 대해 보다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 행복 따위의 감정에 대한 기준을 잡기는 참 애매모호하다. 그래서 처음으로 생각한 기준이 시간이다. 나는 그날부터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는 ‘행복일기’를 쓰기로 했다. 행복일기는 단순하다. 하루 동안 나의 기분에 대해서 되짚어가며 우울했던 시각, 행복했던 시각의 시간대와 시간, 장소 및 그 이유에 대해 간략하게 작은 수첩에 적는 것이다. 많은 시간이 할애되지도 않는다. 그날 있었던 여러 일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가며 복기하는 정도다. 예를 들어 아침에 어머니의 잔소리에 기분이 안 좋았다면 수첩에 ‘08:20 – 11:30 (약 세 시간, 어머니의 취직에 대한 잔소리, 아침 식사)’라고 적는 것이다. 작은 수첩에 한 두 줄이면 되는 내용이다.

행복일기를 쓰기 위한 준비물 : 작은 수첩과 펜

 그런데 여기서 이런 짓을 왜 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행복 일기와 자신의 삶의 행복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냐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행복에 관해서는 무책임할 정도로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꿈, 미래의 직업, 자신의 이상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생각과 플랜을 갖고 있는 사람들조차 행복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행복에 관해 가장 크게 간과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목표가 충족될 때 비로소 행복이 찾아온다고 생각하는 것 말이다. 그래서 구체적인 삶의 지향점과 목표 따위에는 온갖 시간과 돈, 열정을 투자하지만 그에 비해 행복은 그런 것들이 충족되면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홈쇼핑 사은품 정도로 치부한다. 그 점이 평생 사람들이 행복해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행복은 목표의 충족과는 완전히 별개로 두어야 한다. 물론 목표 달성은 행복의 어떠한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완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목표를 이루었으니 나는 당연히 행복해야지, 내가 가지고 이룬 것들은 나를 당연히 행복하게 만들어 줘야만 해 식의 생각은 오히려 불행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제부터 ‘행복일기’를 통해 나의 삶의 행복에 대해 더 공부하고 분석해보자는 것이다. 자신의 행복은 절대 남의 의해 규정될 수 없다. 누군가는 어질러진 방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 반면 어떤 이는 그것에 조금도 관심이 없을 수 있다. ‘행복일기’는 자신이 언제 어떠한 행동을 통해서 행복한지 그리고 어느 원인들로 자신이 불행하다 느끼는지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우리는 불행의 모든 원인을 지워버리거나 삭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행복일기’ 속 직장상사의 구역질 나는 구강 구취 때문에 상사를 없애버리거나 회사를 그만둘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지만 ‘행복일기’ 속 점심시간 나만의 도시락 식사나 퇴근 후 집에서 편안히 영화를 보며 혼술을 하는 일 등을 통해 그러한 불행한 감정들이 중화되고 역전되는 것을 확인한다면 우리는 그 불행의 원인들로부터 훨씬 멀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지도 못했던 것에 대해서 자신이 큰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한다면 우리는 그 부분에서 취미나 특기 혹은 길티 플레져 따위의 행복을 위한 소도구들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알쓸신잡2 속 행복에 대한 담론 - 자잘한 행복의 기억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으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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