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먹는 점심!!]
고소한 참기름 향이 다채롭게 풍기는 간장 양념에 비벼진 비빔밥과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맛있는 색을 내고 있는 고추장 양념의 비빔밥이 각자의 앞에 한 그릇씩 놓여있었다. 인준은 "두 그릇은 많다고 해서 한 그릇을 나눠서 양념 다르게 했으니까 혹시 모자라면 말해요. 넉넉히 있어요."라고 말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모두 숟가락을 들어 약속이라도 한 듯, 간장 양념이 들어간 비빔밥부터 한입 했다. 그리고 눈으로 친구에게 말했다. '이거 진짜 맛있어'라고 말이다. 간장양념인데 짜지 않고 달큼하면서 고소한 참기름과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 후추가 살짝 들어간 거 같은 향과 함께 감칠맛도 올라온다. 특히 간장에 절여진 버섯이 작게 깍두기 모양으로 들어있어 입에서 씹었을 때 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으로 재미까지 더해져 진짜 맛있다. 빠르게 한 그릇을 다 먹고 나서야 서영이가 입을 뗐다.
서영 : 와.. 진짜 맛있어. 저 이거 간장 비빔밥 더 먹고 싶어요.
인준 : 아직 고추장 양념 비빔밥 안 먹고 더 먹어도 괜찮겠어요?
서영 : 괜찮아요. 양념 먹고 간장으로 돌아가면 맛이 다를 거 같아서 먼저 한 그릇 더 먹고 싶어요.
영인 : (눈이 커지며) 먹는데 진심이네.
송현 : 저도 한 그릇 더 먹을래요.
현서 : 완전 Sexy Food잖아 이해해 이해해
송현 : ㅋㅋㅋㅋㅋ 그치. 완전 Sexy Food 지.
인준은 이게 무슨 말인가. 섹시 푸드? 호기심에 미간이 찌푸려졌지만, 자신이 구세대가 되지 않기 위해 빠르게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
인준 : 알겠어요. 그럼 간장 비빔으로 2그릇 더 줄게요. 양은 똑같이 주면 되죠?
서영 : 원래 반그릇씩이었으니까 똑같이 주시면 될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간장 비빔밥을 기다리는 동안 현서와 영인은 고추장 양념이 들어간 비빔밥을 먹었다. 먼저 먹은 간장의 친구 같은 맛이었다. 매운맛이 과하지 않고 매실 장아찌의 아삭함과 새콤함이 더해져 오히려 입맛을 더 돋우는 맛이었다. 그리고 도라지가 거부감이 없게 들어있어 약간의 씁쓸함을 더했지만 그 맛도 함께인 듯 어우러져 있다. 먹으면서도 배가 꺼질 걱정을 하게 되는 맛이랄까?
영인 : 이거 먹고 얼마 안 있으면 배가 빨리 꺼져서 배가 고플 거 같은데, 야채는 소화가 빨리 되잖아.
서영 : 그래? 그러면 진~짜 배가 부를 때까지 먹는 건 어때? 그럼 좀 더 늦게 꺼지지 않을까?
모두가 서영이를 쳐다보며 "정말 그렇게 생각해?"라는 텔레파시를 보냈다. 송현이는 서영이의 눈빛을 보고 텔레파시가 통하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많이 먹어~ 맛있게 먹어~"라고 했다. 그 모습을 본 현서는 어디가 웃겼는지 모를 웃음을 빵 하고 터트리며 우리들의 점심시간은 웃음이 전염되어 누군가의 마음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게
인준 : 여기요. 간장 비빔밥 2그릇.
송현 : 감사합니다. 설거지는 저희가 할게요. 저희 카드게임해서 진사람 두 명이 설거지하기로 했거든요.
영인 : 맞아요. 먹고 카드 게임하고 저희가 정리할게요.
인준 : 진짜요? 정말 고마워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 부분도 제 일이라서요. 저는 여러분이 제가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어준 것만으로도 기뻐요!!
현서 : 음. 도와드리고 싶었는데 알겠습니다.
인준 : 마음만 받을게요. 고마워요. 점심시간이 끝나고 나면 '나만의 시간' 프로그램이라 각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시간 보내면 돼요. 일종의 자유시간?!! 혼자서 자신의 가치관도 생각해보고 하고 싶은 취미도 즐겨보고 오로지 자신만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럼 남은 식사도 여유롭게 하고 다 먹은 그릇만 싱크대에 넣어주세요!!
송현 네~
평소라면 먹고 싶은 음식을 편의점에서 사 먹거나 분식집에서 간단히 먹고 학원을 가거나 했을 네 친구들이 여유롭게 온전히 점심 식사를 느끼며 즐거운 식사 시간을 가졌다. 그 시간 동안에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고, 음식에 담긴 정성도 따스한 햇살처럼 가득했다.
영인 : 점심 진짜 맛있었다. 다음에 또 생각날 거 같아.
현서 : 맞아. 레시피 받아서 해 먹고 싶을 정도였다니까. 물론 요리는 엄마가 하겠지만ㅋㅋㅋ
서영 : 재미있는 거 생각났다. 학교에서 그냥 비빔밥 해 먹을까? 각자 집에서 반찬이랑 밥 가져와서 고추장에 참기름 빠방하게 넣고 비벼서 반에서 먹어도 완전 추억일 거 같은데.
송현 :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해 먹은 거 봤어. 재미있을 거 같아.
현서 : 오~ 그럼 밥 비빌 큰 그릇은 누가 가져와?
서영 : 우리 집에 큰 거 있어 아빠가 대식가시거든.
영인 : 밥 4 공기에 반찬도 다 넣고 비비려면 엄청 큰 그릇이어야 하는데 그 정도로 커?
서영 : 응 엄청 커 그래서 충분한 크기 같은데, 아니면 내가 집에 가서 내 밥그릇이랑 아빠 밥그릇 비교해서 사진으로 보내줄게.
현서 : 진지하네 다들. 좋아 어떤 반찬 넣어서 먹을지는 생각해 보자. 이제 방학이니까 다들 약속한 거 까먹지는 않겠지?!!
송현 : 나만 믿어. 까먹을 거 같으면 내가 바로 생각나게 해 줄게!!
영인 : 나도 적어놓을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지만, 맛이 기대가 되거든. 그리고 학교 다니고 있으니까 해볼 수 있는 일들이잖아.
서영 : 쌤한테 들키면 혼나지는 않겠지? 우리 점심인데~ 일단 맛있게 먹는 방향으로 생각할래. 시간 많이 남았잖아.
송현: 그래 시간 많이 남았으니까. 근데 이따가 각자 자유시간에 뭐 할 거야?
송현이의 물음에 혼자서 하고 싶은 게 많았던 친구도,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은 친구도 모두 침묵에 빠졌다.
현서 : 이제부터 생각해 보면 되지. 아직 시간은 많잖아.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건 공부할 때뿐이라고 생각하고 살던 친구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바로 떠올리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잠깐의 시간도 온전히 가지지 못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가지지 못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가질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다시 시작하는 것.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좀 더 주관적이고 세세하게 알아봤으면 좋겠다는 캠프 주최자의 마음이 담겨있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