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시작될 무렵에
그대와 약속했다
봄이 와 다시 꽃이 피면
함께 꽃 길을 걷자고,
흩어지는 꽃잎을 맞으며 발을 맞추자고
약속했었다
어느새 봄이 성큼 다가와
낮이 길어지고
가지 위로 초록빛이 움트며
그대와 걸을 꽃 길이 지천이지만
사실 난
아직, 황량한 겨울에 머무르고 싶다.
봉오리 틔우는 가지를 꺾어서라도
기대하는 봄이
아니 오길 바란다.
내가
그저 봄 기다리는 사람이고 싶다.
겨울을 함께했던 연인은 봄을 약속했고
그대 없이도 꽃은 피기로 했으니.
아직은, 아직까지는,
고대하는 봄이 아니 오기를 바란다.
Painted and Written by
Lee Jin-Hy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