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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복치남편 Apr 20. 2020

작심삼일 일기

스스로 보려고 남겨두는 기록입니다. 보기가 몹시 귀찮을 겁니다.

[20161114.월] 운동 / 음주


유난히 회사 출근하기 어려운 날이 월요일이다.

언제쯤 출근할 때 아무런 감정이 없이 당연한듯 출근 할 수 있을까?

하긴 아버지도 출근하기 싫다고 하셨으니, 아마도 그런 날은 오지 않겠지

다시한번 나의 꿈을 상기시키는 날이다.

어차피 60살 까지는 남의 돈 받으며 내 인적 서비스를 제공하며 살수 밖에 없고,(운이 좋으면;;;)

60세가 되어 조금 자유로워 질 때, 떠나야지

무엇인가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위해, 그것이 빵굽기건 글쓰기건.

준비해 둬야 할 것이 뭐가 있을까?

일단 돈을 모아야 할 것이고, 작가가 되고 싶다.

어떤 식의 등단이 좋을까? 과연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것일까?

진지한 글을 쓰고 싶다고는 하지만 그건 나의 허세가 아닐까? 심지어 나 조차도 그런 글을 잘 읽지 않으면서 그런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단 일기를 쓰기로 했다. 뭐 얼마나 갈지 모르지만 일단 시작하고 보자

웹소설을 써볼까 해서 글을 읽어 보았지만, 그다지 감흥이 없다. 뭐야 이게 글인가? 싶을정도로 노골적이고 쉽게 읽히지만, 그런 긴 글을 써본적도 없고 막상 나보고 쓰라면 쓰지 못하면서 할말은 아닌 것 같다.

여러가지로 시작을 해보아야 하니 일기를 써보기로 했지만, 정작 이걸 경어로 써야 할지 아니면 그냥 편하게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밤에 써야 하나 아니면 다음날 아침에 써야 하는지도 못정했다. 

우선 잘썻다는 남의 일기부터 봐 볼까 하는 걸 보니, 역시 난 크리에이터가 아닌가 보다. 오퍼레이터 인가?

아니면 트렌드를 잘 보는 그냥 모방꾼. 돈 잘 버는 모방꾼이 된다면, 그것도 나쁠 것은 없지.

일단 일기 오늘부터 스타트! 어떤 형식이 될지 모르지만 기록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일이 될 것 같다.


[20161115.화] 음주 / 야근


전날의 술자리는 늘 아침의 후회를 남긴다.

숙취와 늘어난 몸무게.

뭐하나 맘에 드는 것이 없는데, 왜 나는 늘 술을 마시게 될까?

술이 달콤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쓴데다 비싸고 몸에도 좋지 않은 것을 잘 알고!

그럼에도 친구의 연락 한번에 나도 모르게 술 한잔 마시자는 유혹에 기쁘게 넘어갔다. 

'신세진 친구인데 같이 술 마셔주면서 달래줘야지'라는 생각도 있지만,

실은 내가 술을 먹고 싶은거다.

대체 왜 나는 술을 좋아할까?

어른 흉내 내다가보니 술이 좋아진것일까? 남들이 보기에는 내가 정말 술을 맛있게 먹는다던데.

정말 맛있어서 먹는 것일까?

깊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난 술을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20161121.월]  운동 / 음주


작심삼일이라더니 정말 딱 삼일째 되는날 일기를 멈추게 되더라.

신기한 것이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정말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다.

그렇게 분노했던 일도 그렇게나 즐거웠던 일도 심지어 야근을 했는지 술을 먹었는지에 대한 팩트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결국 모든 것이 일체유심조, 마음에 달린문제다.

세상 다 때려치울 것 같은 짜증도, 세상이 다 없어 졌으면 하는 한탄도 

모두 그때뿐이다. 

이 것을 잘 기억하며 살아야한다, 지금 이순간도 순식간에 지나가서 결국에는 잊혀질 것이라는 것.

이사실을 기록한 것 조차 기억나지 않아서 난 또다시 실수를 반복하겠지만

반복하더라도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까.


[20161122.화] 운동 / 음주 


조급함을 버려라

80kg대와 90kg대는 느낌이 확다르다. 그만큼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여 간신히 감량이 되어 80kg대에 진입했다고 즐거워 했는데, 이게 왠걸? 순식간에 2kg이 다시 오바 되었네.

젠장 그렇게 힘들게 하고 있거늘 왜이렇게 살이 안빠지는 거야! 하고 한탄해본들

사실 몸이 가장 정확하지.

언젠가는 빠진다. 언젠가는 잊혀지고, 언젠가는 다 지나간다.

조급해봐야 스스로만 힘들게 만들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뿐이다.

그 스트레스는 오히려 나를 살찌게 할 것이고, 결국 나는 날씬해 지지 못한다.

조급함을 버린다는 것은 편해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목적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친구가 준 도요타 클래식을 갔는데 생각보다 공연이 좋아서 놀람. 다만 너무 과다한 도요타 홍보는 좀 깨는 편이 었음. 아 예전 나의 클래식 공부와 컬렉션들은 대체 어디로 갔나, 누가 머리에 넣으면 영원하다 했는가.


[20161123.수]운동 / 야근


눈치는 빠르되, 할말은 해라

옆에서 싸우는게 싫다. 싫은소리 하는 것이 싫다. 좋은게 좋다. 

하긴 누가 싫은 소리 하는게 좋겠냐만은 가끔 그런걸 즐기는 사람이 있는 것도 같다. 일단 나는 아니다.

하지만 내일인데 어쩌랴 중간에 껴서 

회사에서는 돈냈으니 무리한 요구라도 해야한다는 상사들이 있고 그건 정당하지 않다는 스스로의 항변을 매일 같이 해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실 중간에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적고 전달, 다시 의사 전달하고 지시받고 나머지는 위에서 결정할 일이고 무리한 요구를 이행할지 안할지는 당사자가 정하면 되는 것인데, 나는 왜 중간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가.

밥 먹다가도 옆테이블에서 싸우면 체하는 나다. 성정이 약하다는 거다. 

강해져야 하는 것일까? 사실 강해지면 좋지, 우리나라는 쎈사람들이 더 편하게 사는 법이니까.

뻔뻔해지고 자기주장 강한사람들이 모든 것을 가져간다. 

그들을 제압할 방법은 사실 더욱 강한 스트레스에도 버티며 그들을 뱀처럼 이용하는 것 뿐.

스스로가 그것이 가능한 것을 알고 있다. 쎈놈 앞에 내세우고 난 뒤에서 실리 챙기고

나는 그것을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왜 스트레스를 받을까? 왜 다 때려치우고 싶을까?

스스로 다시한번 물어보자, 다 가지고 싶지 않니? 넌 할 수 있는데, 왜 망설이니.

어줍잖은 철학이니 인문학이니 배우면서 그게 행복이 아닐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니? 아니야 그것도 행복일 수 있는거야.

다만 나는 아직도 매일매일 쉽게 가고 싶고, 나태하게 보내고 싶다. 아무것도 안하고 싶고, 날로 먹어도 가지고 싶은건 다가지고 싶다.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지.


[20161125~27.주말] 3일 내내 술마심


페이스북에서 찾은 인상적인 문구로 나의 주말을 표현할 수 있다.


-       이 나이에는 더는 못하겠다 싶은 것.

l  필요없는 물건 모아두기

l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 불필요한 시간 보내기

l  만나는 모든 사람의 장점 찾아내기

그중 가장 인상깊은 구절은 이거다 ‘ 시시한 사람들과 불필요한 시간을 보내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


[20161130.수]  운동 / 음주 


너무 열내지 말자 어차피 순간인 것을.

티모시 아처의 환생 중


캘리포니아에서는 크기와 무게 단위로 깨달음을 살 수 있다.

꺠달음 2킬로그램 주세요. 아니 5킬로그램어치가 좋겠어요. 저는 깨달음이 아주 많이 부족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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