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이 최고야!
결혼 전 명절은 그냥 그랬다. 평소보다 월급을 더 받으니 좋기도 했지만 큰집에 가는 게 귀찮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뭐가 귀찮은가, 큰엄마가 1억 배는 귀찮으셨겠지. 심지어 명절이 지나고 나면 큰집 강아지도 몸살이 나서 며칠 앓아누웠다고 말씀하시더라.
결혼한 이후론 명절이 좀 더 별로가 되었다. 평소보다 월급을 더 받는 건 좋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결혼 전엔 명절 전주 금요일은 꼭 조퇴했는데 결혼 이후엔 어쩐지 퇴근시간까지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는다. 이 이야기를 다른 동료분께 했더니 그 동료분의 친구분은 명절 전주 금요일엔 꼭 직장에서 운동을 하고 가신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폭소를 했다. 그리고 남일 같지 않았다. 나도 저렇게 해볼까, 줌바댄스 고고씽?
이번 명절엔 우리 부모님 댁부터 먼저 가고 시부모님 댁을 갔다. 친정에 가는 건 시댁에 가는 것보단 마음이 편하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순 없다. 시댁도 마찬가지. 예전엔 시댁에 가는 것이 정말 심적 부담이 컸었는데 남편 없이 명절에 간 적도 많고, 남편 없이 장례식장에서 3일도 있어보고;;; 이래 보니 예전보단 심적 허들이 좀 낮아진 기분이다.
그렇다 해도 두 집 모두 내 집만큼 편할 순 없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나와 남편은 동시에 "집이 최고야"라는 말을 해버렸다. 본가나 시댁이나 각자의 집인데 이제 그곳들은 우리 부모님들만의 집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어쨌든 모든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설 때 기분은 정말 편안하다. 핫초코를 마시며 글쓰기 숙제를 하면서 동시에 오늘 밤엔 무엇을 하며 놀까를 고민한다. 넷플릭스? 유튜브? 지금부터는 내가 뭘 하던 상관없다. 이 순간부터 나의 진정한 연휴가 시작되니까!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