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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 Feb 11. 2021

나이는 정말로 숫자에 불과할지도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박막례, 김유라 지음>을 읽고

나이가 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어린 시절을 조금 지나고 나면, 사람들은 나이를 먹는 걸 싫어한다. 다들 새해를 피하려고 하는 건 이미 하나의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이런 사회상은 나이를 먹으며 생긴 신체적 변화 때문일지도 모른다. 노화라는 자연스러운 현상은 결코 반가운 건 아니니까. 하지만 제일 ‘나이’를 싫어하는 건 부담이 늘어서가 아닐까? 나이가 들었으니 이것도 할 줄 알아야지, 저것 정돈 알고 있었어야지 하는 것들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말들이다. 다들 듣는 소린데 뭐 어떠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들’ 그런다는 게 언제부터 좋고, 옳은 것이었나. 그 넘치는 부담은 주위에서 끝도 없이 밀려온다. 

    

20대라는 나이는 얼마나 젊은가. 그런데 10대를 기억하는 20대는 스스로 ‘반오십’, ‘화석’ 등으로 부르며 나이든 척을 한다. 분명 10대에서 20대로 넘어오는 건 그 이전까지의 성장과는 다르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고, ‘할 줄 모른다’라는 말은 점점 통하지 않는다. 신장은 대부분 성장을 멈추고 체력은 떨어진다. 그런 상황에서 본인이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 건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문제는 정말로 ‘나이가 너무 들었다’고 여기는 점이다. 정말 한창때의 나이인데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도전이든, 공부든 삼간다! 열심히 자신의 삶을 사는 사람도 있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예도 적지 않다. 자신의 나이가 좀 됐다는 이유로! 무조건 도전하고 부딪히라는 얘기가 아니다. 도전하는 두려움이나 끈기에 대해 나이를 핑계로 내세우지 말라는 거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 박막례 할머니가 더 빛나는 것 아닌가 싶다.     


나는 박막례 할머니에 대해 어렴풋이 대단하단 추상적인 감상만 있었다. 할머니 유튜버로서 자리매김할 때도 그런가보다, 그런 분도 계시네, 하고 넘겼다. 유튜버란 분야에 대해 무관심하기도 했고 큰 울림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때 하도 유튜브와 유튜버가 유행해서 좀 질린 상태였다. 책이 나왔단 소식을 들었을 때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너무 충격적이었다. 세상에, 어떻게 할머니가 이렇게 멋지신지. 왜 인기가 많으시고, 왜 주목을 받으셨는지 알 수 있었다. 평생 살아오신 걸 보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다 서러울 지경이었다. 손녀분이 할머니의 인생이 이대로 끝나면 안 되겠다는 마음에 나섰다고 하셨다. 그게 지금 유튜브의 계기였고 모든 것의 시작점이었다고. 대단한 결단이고 사랑이다. 할머니의 강단과 성격을 그대로 물려받은 듯 잘 통하는 모습이 예쁘고 부러웠다. 할머니의 솔직하고 거센 모습, 그걸 바라보고 손보는 손녀의 솜씨와 마음이 지금을 만들었다는 게 다 대견했다. 그 조손 관계와 운과 손녀분의 실력이 하염없이 빛나 보였다.  

    

하지만 가장 할머니를 우러러보게 된 건 그분의 태도였다. 교육에 대해 한이 맺히신 걸 가감 없이 표현하셨다. 좋아하면 솔직하게 드러내셨고 주관이 뚜렷했다. 본인의 경험에 갇히지 않고 젊은이들을 무시하지도 않았다. 새로운 여행지에서도 참여하려고 하셨고 두려워하지 않았다. 내가 저 나이일 때, 과연 도전하겠느냐고 묻는다면 난 자신이 없다. 지금도 그렇게 도전하지 않는 내가 나이가 든다고 바뀔까! 생각해 보면, 박막례 할머니는 그렇게 장사를 무서워하셨고 감을 잡지 못하셨는데도 어떻게든 장사를 하셨다. 종목을 바꿔가며 도전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셨다. 사기를 당한다고 무너지지 않았다. 본인의 인생에 대해 간 빼먹으려는 놈들도 많았지만, 도와주는 사람도 참 많았다고 할 만큼 담담하고 강하셨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도 이런저런 도전을 하는 걸 즐기셨다. 그 좌충우돌의 과정이 영상의 매력이라 손녀가 장담할 만큼, 본인이 하루하루를 즐기고 도전하는 데 여념이 없으신 것 같다. 그런 태도는 배우려고 해도 어렵고, 몸에 배게 하는 건 더 어렵다. 아무렇지 않게 몸에 밴 그 태도를 보여주시는 게 최고로 멋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단 말을, 무조건 수긍하진 않는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한계가 보이는 것도 있고, 주의해야 할 점도 생긴다. 갖춰야 할 것도, 버릴 것도 하나둘 자리한다. 솔직히, 나이 드는 건 정말 싫은 일이다. 하지만 나이를 거대한 담으로 여겨선 안 된다. 나이는 그저 어느 정도의 허들일 뿐이다. 때로 본인의 태도에 따라선, 정말 금에 불과하기도 하고. 그러니 결국 중요한 건 나이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야 한다는 거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 보고, 한계가 생기기 전에 도전하고, 하루하루를 즐기면서!      


이 말들은 흔한 말이긴 하다. ‘그게 말처럼 쉽냐’, ‘너무 추상적이다’, '뻔하다', 야유받을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팁이 있다. 박막례 할머니라는 성공적인 롤모델을 보는 것이다! 아니면 다른 시니어 롤모델도 좋다. 어차피 우리 모두 처음 가는 인생이란 길. 모두가 맞이할 노년에 광채를 뿜는 분들을 보고 우리를 되돌아보는 건 어떨까. 꽤 좋은 개척 예시 중 하나가 아닌가? 똑같지 않아도 된다. 비교할 필요 역시 없다.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단 하나. 나이를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인생을 즐길 것! 그러면 길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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