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안닮아 고생인 바보 형제
너무너무 사랑하는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주인공 양자경이 여전히 살아있는 액션 배우의 면모를 뽐내며 아들들을 데려왔다. 고전적이지만 여전히 빛나고 날카로우며 존재감이 집채만한 파도처럼 밀려온다. 그녀와 모자란 두 아들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감독: 캐빈 탠캐런, 비엣 응우엔
주연: 양자경, 저스틴 첸, 샘 송 리
장르: 드라마(8부작, 회당 50분 내외)
이미지 출처: 성예사(https://sungyesa.com/new/bbs/board.php?bo_table=ott&wr_id=3049)
정보 출처: 나무위키
제목 선 브라더스는 말 그대로 선씨네 집 아들들이다. 선 브라더스의 아버지 빅 선은 대만의 삼합회(암흑 조직) 중 하나인 제이드 드래곤 수장이다. 빅 선이 어느 날 암살자에게 총격을 맞고 쓰러진다. 누가, 왜 그들을 노리는 지 알 수 없어 찰스(배우: 저스틴 첸)는 남은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숨어사는 어머니 아일린(배우: 양자경)과 동생 브루스(배우:샘 송 리)를 찾아나선다. 찰스는 대만에서 일명 '체어 레그'로 불리는 유명한 킬러로, 가족과 조직을 위해 피를 보는 것 따위 두려워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릴 때 헤어져 미국으로 간 동생 브루스는 전혀 딴판이다. 머리는 좋아 아일린이 바라는대로 의대에 가서 공부를 하지만 큰 관심이 없다. 대충 성적만 혼나지 않을 정도로 유지하며 즉흥연기 배우가 되는 것을 꿈꾼다. 그러니 사람을 죽이기는 커녕 피만 봐도 질색하는 겁쟁이다. 이런 브루스를 보고 찰스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 찰스는 유약한 동생과 엄마를 모두 보호하려 들지만 유약한 건 아들들 뿐이었다. 아일린은 미국에서 웅크리고 있었던 용이다. 빅 선에게 드리운 그림자가 미국의 세 모자에게도 드리우며 점점 목을 죄어온다. 아들들을 보호하려 웅크렸던 날개를 펼쳐드는 아일린, 터프하지만 어딘가 바보 같은 장남과 똑똑한 것 같지만 사실 겁만 많은 막내를 데리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드라마는 제목처럼 선브라더스가 좀 더 초점에 맞춰져서 찰스와 브루스가 비교적 많이 다뤄지긴 한다. 하지만 양자경은 나올 때마다 그의 존재감을 묵직하게 전달하기에 필자가 시청할 때는 젊은 남자배우들은 눈에도 안차고 양자경 배우에만 눈이 따라갔다. 그만큼 연기도 잘하고 간간히 펼쳐지는 액션들이 화려했다. 요즈음 생활 연기나 멜로 연기등 연기력에 더 무게가 실린 작품들을 많이하고는 있지만 양자경은 사실 액션으로 유명했던 배우다. 이 드라마는 그의 그런 이력을 남김 없이 활용해서 보여준다. 액션과 연기력을 모두 잡은 그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볼만한다고 추천한다.
오리엔탈리즘이 가득한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마다 한국인으로서 답답해서 가슴을 치곤한다. 본 드라마도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미국인의 시선에서 이상한 환상을 가지고 각기 다른 나라들의 문화를 '동아시아의 문화'로 뭉뚱그려내지 않을까 걱정했다. 의외로 그렇지 않았다. 동아시아인들이 보았을 때 공감할만한 내용(e.g., 다른 것 말고 공부만 하라고 북돋거나 첫째는 괜찮아도 막내는 안된다고 하는 엄마의 모습 등)을 다루면서도 대만 만의 문화와 색깔을 요즘 시대에 걸맞게 보여준다. 미국에서 사는 2세들의 고민과 차별까지 야무지게 그려내고 있다. 미국 속 대만 문화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보기 전까진 액션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꽤나 우습다. 어느 장면에서든 유머가 빠지지 않는다. 딱 보아도 웃긴 캐인 브루스 뿐만 아니라 진지하게 생긴 찰스조차도 간간히 어이없는 웃음을 선사한다. 때로는 진지한 내용들도 이어지지만 잊지 않고 등장하는 웃음들이 본 드라마의 볼만한 재미가 되겠다. 다만 한 두 화를 보았는데도 유머 스타일이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더 보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나름의 재미와 볼거리가 있는 드라마임은 인정한다. 하지만 전달하는 메세지가 뚜렷하지 않은 드라마라 킬링타임용으로 즐겨야 하는데 유머코드가 맞지 않으면 볼만한 재미가 반의 반의 반도 남지 않을 것이다.
어휴 다 큰 아들놈들 육아하다 허리가 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