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뒤 뵙겠습니다.

꿈이길 바랍니다.

by 축춤맘

친정부모님과 부산으로 향하는

8월 20일 20시 28분 KTX..

그나마 특실이라 다행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몸이라도 좀 편하게 오시길 바라는 마음에

딸이 해드릴 수 있는 작은 배려이기도 하네요.

4년 전 서울에서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으신 후

3개월에 한 번씩 받는 정기 검진 날이었습니다.

늘 갈 때마다 긴장이 되어 병원 가는 달은 밥을 거의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예민해지네요.

그만큼 무거운 병이고..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병이기에..

모든 날들이 온전히 즐거울 수 없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지켜온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검진 "완치입니다"하고

반가운 얘길 들었으면 하고 두 손 모아 기도하길 4년..

그 모든 것에 대한 믿음과 소망이 흔들리는 오늘이 되어버렸습니다.

애써 웃어보지만 떨리는 손은 거짓을 얘기하지

못하네요.

"이제 6개월에 한 번씩 보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해 주시길 기대하고 갔는데,,

"단추만한 종양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

두 달 뒤에 다시 뵙겠습니다.."

쿵하고 내려앉은 심장은 올라오질 못하고

멈춘 듯.. 숨을 아주 천천히 들이쉬고 내쉽니다.

빠르게 달리는 기차에서 귀가 먹먹해지는 그 느낌..

잘못 들었나 해서 되물었습니다.

"네??" 되돌아온 말은 똑같은 대답..

"두 달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한평생 일만 해오신 부모님..

정말 한평생 열심히 일만 하며 지내셨는데..

청천벽력 같은 말씀에 놀랬는지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밖으로 나오고 나니 상황이 판단되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 했지만 꾹꾹.. 참고 참아 화장실에서 소리 없이 눈물만 흘렸네요.

엄마는 옆칸에서 흐느끼며 우시다가 결국 왈칵

쏟아내셨습니다.

"다른 거 큰 거 안 바랍니다..

제발 안 아프게 해 주세요..

남편에게 자식에게 미안해서 안됩니다.. 제발.."

얼른 눈물 닦고 도닥이며

"아무것도 아닐 거야.. 단추만 해..

호두만 한 것도 도려냈잖아 엄마.."

눈물이 줄줄 쉴 새 없이 흐르지만 얼른얼른

닦아내며 엄마를 진정시켜 드리는데 집중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닐 거야.. 엄마

좋은 생각 더 많이 하고 없어져라!!

내 몸에서 나가라,, 네가 있을 곳이 못된다.."하고

기도하자 했습니다.

울어도 없어지지 않고, 웃어도 없어지지 않는다며..

그래도 웃어보자고.. 정신없는 헛소릴 했습니다..

웃음이 나올 수가 없는데,, 웃어주는 엄마..

숨이 막히고 목이 메여,, 죽을 것만 같지만..

꼼짝없이 누워 혼자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엄마생각에 다시 마음 다지며..

한 글자 한 글자.. 눌러써봅니다..

집으로 가셔서 얼마나.. 얼마나 우실까 생각하니

너무 미안해서.. 미안해서..눈물이 안 날 수가

없습니다.

두 아이에 엄마이기도 하면서 직장을 다니는 저는

다시 출근을 해야 합니다..

몸이 두 개가 아니어서 너무 미안하고 힘이 드네요.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눈을

뜨기도 힘이 듭니다..

사업 부도로 가정에 큰 위기를 한번 겪은 신 아빠..

그래서 더 미안하다며 당신 때문인 것 같다며 우시는데

아니라고.. 이럴 때 아빠가 더 든든하게 옆에서

힘이 되어주셔야 된다고 도닥이며 말씀드렸습니다.

몇 번이고 생각하면 할수록 욱하며 올라오는 감정들..

집에 가서 대성통곡을 하고 싶네요..

시간이라도 빠르면 어디 노래방이라도 가서 악쓰며

소리라도 지르고 싶습니다..

왜 이렇게 큰 시련들이 오는지.. 버티고 버티며 이겨

내보지만.. 한 번씩 버겁네요.

그래도 아직은 모른다 하셨으니.. 1% 희망에 언저리라도 붙들고 싶습니다.

오늘 자고 일어나면 꿈이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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