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께..메리크리스마스
동해번쩍 서해번쩍,,부산에서 출근 길,,
제법 쌀쌀하다.겨울이라는 티를 좀 내고 싶나보다.
12월 내내10도 안밖에 겨울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날씨,,반팔을 속에 입은 애들이 그렇게 많더라.
우리집에도 있다 사계절 내내 반팔 입는 애..
여름 교복 입는 애.. 패딩입고 다니는 엄마를
계모로 만드는 애 ㅡㅡ;;
크리스마스 아침,,잠결에 들은 바람소리에 오늘은
좀 춥나?설마 눈이라도 오려나?잠꼬대같은 얼토당토 않은 말을 중얼거렸다,,부산이 그렇다..
북슬북슬 어그를 신어보겠다 생각했다.
부산에는 어그를 신을 일이 잘없다. 겨울에 땀띠가
날꺼다. 롱패딩도 마찬가지다. 거추장스럽다.
요즘 실내는 난방이 잘되있다보니 굳이 껴입고
나설이유가 없기도하다. 늘 지하철을 타면 겉옷을
벗는 나는 몸에 열이 많아 땀이날 지경이다.
어제의 초라함이 충격이였을까..
옷 중에 제일 화려한 녀석을 꺼내 입고는 거울을
봤다. 알록달록 솜사탕을 입은 것 같다.
기분이 좋아졌다. 옷 색깔하나로 좋아진 기분에
립스틱도 바르고 싶어진다.
가방 구석에 묵혀둔 작년 생일때 선물받은
핑크 립스틱을 발랐다~더 상쾌한 기분이다.
역시 여자는 색을 입혀야한다.
오랜만에 화사해진 모습에 살짝 울컥했다.
듬성듬성 나있는 흰머리에 오래된 옷들..
생각없이 막 입고 다니며 이틀 삼일도 입었다.
머리는 대충 말려 삼발에 얼굴은 누렇게 떠서는..
몇년을 눈썹정리를 안했는지 주인 없는 밭같다.
애들 보느라..친정엄마 봐드리느라
내 시계는 한도 끝도없이 흘러갔다.
나를 이렇게나 돌볼 시간이 없었구나..
마음에 여유라고는 눈꼽만치도 없었나보다.
아니..커피 한잔도 사치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렇게 아둥바둥 살면 잘살줄 알았다.
돈이 어디로 새어나가는 줄도 모른체 그냥
아끼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다. 헛똑똑이..
그렇게 삼십사십보내고 오십에 문턱에서
까딱까딱 대며 뒤돌아보니 허망하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줄어든 지금..
나에게 좀 미안하다..
미안해..미안해..
이제 좀 더 잘할께..라며 약속해본다.
그리고 어제의 애착모자가 고맙다..
고마워..고마워..
나를 되찾아줘서..돌아보게 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