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엄마로 평생 살 수 있습니다
이 아기는 어디서 배워서 나왔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행동을 아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난 그냥,,, 인터넷에서 읽은 내용과 짜 맞추기를 이것저것 해보다가 정보가 일치하지 않으면 너무 혼란스럽다. 맞추기 하다 퍼즐 조작 하나를 놓쳐서 마치 완성을 못하는 사람처럼 동동거리고.. 그냥 일단 울음을 멈춰야 하니 안아 보았다. "왜 울어 아가야? 뭐가 불편해?" 안아서 잠시 흔들흔들하니 울음을 멈춘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아가 안기고 싶었어? 이게 편하니? 아~ 그렇구나. 이렇게 안겨서 엄마랑 눈 마주치니까 신기하니?" 믿도 끝도 없이 난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기가 눈을 깜빡깜빡하면 그냥 내 말이 맞는 것처럼 동일한 상황에 반복적 대응을 해보니 이럴 땐 안아주니 울음을 멈췄다. 이건 배가 고픈 건 아니고, 쉬야나 응가도 아닌 그러니까 안기고 싶은 마음이라고 난 그렇게 정의했다. 하루 중에 규직적인 맘마 시간과 그 전후 대소변 활동을 제외하면 이 행동이 거의 절반 이상이니, 아가의 하루는 사실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다. 직접 닿아야 알게 되는 것도 있구나. 미리 공부하고 이해하고 비교하고 맞춰서 해결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던 내 삶의 방식이 아니라,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는 일은 엄마라는 사람과 함께 배워나가는 거였다. 몸이든 마음이든 아기가 성장하는 매일 한 순간 세상에 너 혼자가 아니라, 따뜻한 눈으로 같이 바라봐 주는 사람, 엄마가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면서 말이다.
꼭 한번 되고 싶었다. 누군가의 엄마, 꼭 한번 불리고 싶었다 누구 엄마.. 결혼을 하고 미혼인 사람과는 별다른 거리감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직장에서 엄마라는 사람들과는 내가 결혼을 했다는 큰 틀에서 더 가까울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엄마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아기 이야기를 할 때마다 힐끗거리며 내 눈치를 보게 만들어서... 마음 한편에 항상 내 인생에 엄마라는 직업을 가져 볼 수 있을까? 영원한 엄마, 내가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이름 엄마라는 타이틀 말이다. 그렇게 막연한 기대와 근거 없는 자신감 하나만으로 퇴사를 마음먹고 집으로 돌아오던 날... 뭐 그렇게 기억에 남는 건 없었다. 아주 슬프지도, 뭐 그렇게 허무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엄마가 되겠다고 퇴사를 한건 말 그대로 그냥 남들 다 하는 이직 같은 것이었다. 인생의 마지막 정규직을 향해 내 모든 것을 걸고 싸울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난 퇴사 후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을 엄마가 되기 위해 몸과 마음을 추스르며 최선을 다했다. 어쩌면 난 엄마라는 직업을 가져볼 수 없겠구나 하고 포기하려던 그때, 다 내려놓고 마음을 비운 그때, 삼신할머니께서 선물을 주셨다. 드드어 내 기도가 닿아서 내 노력에 답을 주셨구나. 난 그렇게 선물처럼 엄마가 되었고, 지금 비정규직 직장을 다니지만, 난 정규직 엄마이고, 이제 평생 엄마로 살 수 있다. 다음 달이면 첫돌을 맞는 아들에게 엄마가 되게 해 줘서, 제2의 인생을 살게 해 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