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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레카 Aug 26. 2022

제18화 베트남이 오토바이 천국이라 불리는 이유?

베트남이 오토바이 천국인 이유는 무얼까? 단순히 오토바이가 많아서? 그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오토바이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왜 베트남은 오토바이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것일까? 답은 베트남에 와서 살다 보면 수긍이 간다.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 타는 것이 정말 편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오토바이에는 거의 최적화되어 있는 도시이다. 학교, 쇼핑센터와 같이 큰 장소에는 우리나라에 주차빌딩이 있는 것처럼 여기는 오토바이만 주차할 수 있는 주차빌딩이 별도로 있다.

빅C마트 오토바이 전용주차장 출구

오토바이 주차빌딩 출구를 보면 자동차 출구와 같은 차단기와 함께 주차요금 수납후 게이트를 통해 나가게되어 있는데 차량에 비해 사이즈만 작게되어 있다. 





거의 모든 상가가 문앞에 오토바이 주차가 가능하다

식당, 상점 등의 경우 모든 곳에 오토바이 주차장이 있으며, 이 주차장을 지키는 경비가 항상 배치되어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오토바이 주차장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상점 앞 인도 위에 있다는 것이다.


인도를 걷다보면 주차된 오토바이 사이를 피해서 가야되므로 걷는사람에게는 불편하지만, 오토바이 운전자에게는 아주 편한 시스템으로 되어 있다.

인도위에 일렬로 주차된 오토바이 모습



이러한 이유로 하노이 거리를 걷다 보면 인도에 주차된 오토바이를 사람이 피해 다녀야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생긴다. 


피하다 보면 어느새 인도가 아닌 차도까지 내려가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이곳은 오토바이가 사람보다 더 우선인 곳임을 깨닫게 된다.  

차량 정체시 인도위를 달리는 오토바이들 


비가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출퇴근시간에 도로의 정체가 시작되고, 인도위로 오토바이들이 하나 둘 올라와 달리기 시작한다. 거의 모든 베트남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므로 인도를 걷는 사람이 적은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인도 곳곳이 파해쳐질 수 있고, 걷는 사람들은 불편해서 인도를 이용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



특히, 재래시장에서 장을 볼 때면 오토바이에서 내리지 않고 오토바이에 앉은 바로 그 자리에서 물건을 고르고 흥정하는 장면도 보게 되는데, 이에 대해 분명 주변 사람들이 불편할 텐데 그 누구도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그 사람이 흥정한 이후까지 오토바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시장이 큰 거리의 시장이 아니다. 폭이 2m도 안 되는 곳이다. 처음 이런 광경을 볼 때는 참 신기하기도 하고, 이해가 안 되기도 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고, 또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불평불만을 갖는 사람은 필자와 같은 외국인들 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오토바이 운전자 운전자에게는 편한 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베트남에 와보면 알게 된다. 

하노이는 천년고도(千年古都)이다. 그만큼 하노이라는 도시가 오래되었기 때문에, 도시의 길 자체가 좁은 경우가 많다. 여기서 좁다고 했는데 정말 좁은 길은 거의 폭이 1m 정도밖에 안 되는 길도 있다. 우리나라의 골목길보다 더 폭이 좁다. 이런 길은 당연히 차량은 다닐 수도 없고, 오토바이가 아니면 물건을 옮길 수 조차 없는 곳이다. 하노이에 오토바이가 많은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이유이다. 이에 비해 호찌민시의 경우는 하노이보다는 도로 폭이 비교적 넓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그런지 하노이에 비해 차량이 더 많이 보이기도 한다. 

많은 짐을 싣고 다니는 오토바이 모습

베트남에서 오토바이의 유용성은 또 하나가 있다. 베트남에서는 오토바이로 옮길 수 없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만약 1대의 오토바이로 옮길 수 없다면 2대의 오토바이가 나란히 다니면서 천천히 큰 가구를 옮기는 것도 봤다. 이런 모습은 정말 보지 않으면 믿지 못할 광경이다. 만일 한국에서 이렇게 타고 간다고 생각하면 차에서 분노의 경적이 쉴 새 없이 울렸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2대의 오토바이를 피해서 추월해서 갈 뿐이다. 물론 추월 때 경적은 울린다.  


이 정도의 짐은 기본이다.

이렇듯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는 보물 1호이다. 그래서인지 거의 주차를 집 안쪽에 한다. 집에 오토바이를 넣을 수 있도록 계단 옆에 작은 사다리가 놓여 있고, 내려서 오토바이를 1층 안 주차장에 주차를 한다. 높은 층의 집에서는 1층 전체를 오토바이 주차장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베트남에서의 오토바이는 집에서 목적지까지 바로 도달시켜주는 마법의 운송수단이다. 이러한 편리성을 놓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버스표지판. 베트남에서 버스는 아직 불편하다.

베트남 하노이에 지상철이 완공되었지만 오토바이를 대체할 교통수단이 될 거라고 믿는 베트남인은 없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걷고, 내린 후 본인이 가고자 하는 곳에 다시 택시 또는 버스를 이용하는 환승에 대한 개념이 없기에 이러한 부분에 대해 매우 불편하게 생각할 뿐이다.  


버스의 경우 가격은 7천VND(한화 약350원)으로 저렴하지만, 버스전용차선이 없어 출퇴근 길에는 오토바이 만한 교통수단이 없다. 버스는 아직 베트남에서 많은 분들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은 아니다. 

특이한 점은 예전 우리나라 안내양 처럼 버스 요금을 받는 분이 있어, 버스에 탄 이후 자리에 앉아있으면 요금을 받으러 온다. 

중고등학교때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도로에서도 오토바이는 심리적으로 차량보다 우위에 있다. 오토바이가 도로에 진입할 때면 자동차 운전자의 경우 긴장하게 마련이다. 아무래도 오토바이와 사고가 난다면 오토바이 운전자가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고, 워낙 어리고 젊은 층에서 오토바이를 많이 운전하고 있기에, 그들을 보호해주려는 마음도 있을리라 생각한다(베트남에서는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전기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다닌다).


이러한 이유로 자동차 속도는 도심에서 약40∼60km/h 정도에 불과하다. 도로에서도 오토바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차들이 제한속도를 지키는 매우 안전한 도로가 되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더욱 편리하게 탈 수 있다.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그랩 오토바이와 그랩 딜리버리


또한, 하노이는 오토바이 친화적인 도시답게 그랩 오토바이(택시와 같은 기능을 하며 그랩택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그랩 딜리버리(음식 및 물건 등을 배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등 오토바이를 활용한 많은 비즈니스가 활성화되어 있다. 


다만, ‘오토바이의 천국’은 오토바이에 능숙한 베트남인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외국인이 이곳에서 오토바이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운전실력은 우리나라에서의 오토바이 운전실력으로는 부족하고, 현지에서의 실전(?) 연습이 다년간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토바이를 타면서 장을 본다?     


보통 시장에 간다고 하면 우리는 대형마트를 가서 주차를 하거나, 재래시장의 주차타워를 활용하여 주차를 하고 걸어서 쇼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이곳의 주요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로 마치 우리나라의 킥보드와 같이 재래시장안까지 들어온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 있을때 오고가는 오토바이를 항상 조심해야 한다. 설마 여기까지 들어오겠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토바이가 다니지 못하는 곳은 없다고 보면 된다.




또한, 시장에서 장을 볼 때 오토바이에서 내리지 않고 물건을 사는 신기한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 

사람들도 많을텐데 많이 불편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수도 있겠지만, 현지에서 직접 본다면 바로 이해가 되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현지 로컬시장을 둘러볼 때는 전후좌우를 꼼꼼히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한다. 언제 어디서 오토바이가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이들과 로컬 재래시장에 같이 가는 것은 안전상의 이유로 위험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베트남에서 오토바이 기사가 당신을 부른다고 해도 놀라지 말자


베트남에서 인도를 걷다 보면 오토바이에서 누가 나를 부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주로 “짜오아잉(Chào anh ; 안녕하세요)”이라고 말하면서, 오토바이 뒤에 타라는 신호를 보낸다. 


일단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면 그냥 괜찮다는 뜻으로 손만 살짝 올려주면 된다. 그 오토바이는 그랩 오토바이이며, 기사가 손님을 부르면서 뒤에 타라는 말이기 때문이다. 


혹여 여자분들이라면 치한으로 오해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절대 치한은 아니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것뿐이니 경찰 공안에 신고할 생각은 안 해도 된다. “당신 지금 그랩 오토바이를 이용하실래요?” 뭐 이런 뜻으로 가볍게 이해하면 된다.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지나간다고 해도 그랩 오토바이 기사가 마음에 상처를 받지는 않으니 말이다. 

출퇴근시 바쁜 그랩 오토바이 기사들

이렇듯 그랩 오토바이 기사가 인도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유독 호객행위를 하는 이유가 뭘까? 그 이유는 바로 베트남에서는 인도를 걷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랩 오토바이 기사는 인도를 걷는 사람은 거의 잠재 고객이라 생각한다. 택시 아니면 그랩 오토바이를 이용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손님들에게 적극적인 손짓을 보내는 것뿐이다. 이때는 그냥 괜찮다는 표시로 “그랩 택시 이용 안 하고 걸어갈 거예요”라는 손짓만 보내면 된다. 


처음에 필자도 이러한 이유를 몰라 길을 물어보는 줄 알고 가까이 가서 대화를 한 적이 있다. 베트남어를 공부하는 초기라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듣지 못한 상황이라 꽤 장시간 얘기했던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긴 해프닝이었지만 도보를 걸을 때 지속적인 유혹(?)에 시달릴 수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해보자.      


베트남에 트럭이 많이 보이지 않는 이유?     


유독 베트남에는 트럭이 잘 보이지 않는다. 공사 차량의 경우는 도시 외곽으로 가 도보면 보이기는 하나, 물건을 운반하는 용도로의 트럭(우리나라의 봉고)은 도로에서도 흔하게 보지 못했다. 그 이유도 바로 오토바이 때문이다. 

많은 짐을 싣고가는 오토바이


대개 베트남에서의 운반은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정말 말도 되지 않는 덩치 큰 물건까지 모두 오토바이를 통해 운반된다. 그래서 트럭이 필요 없는 것이다. 만일 트럭과 관련된 사업을 베트남에서 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살펴보아야 한다.  


보통은 뒤에 앉은 사람을 통해 물건을 아슬아슬하게 잡고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긴 파이프 역시 앞뒤로 두 대의 오토바이가 달고 다닌다. 차나 오토바이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적절하게 간격을 두고 가거나 속도를 늦추는 식으로 그들만의 규율에 따라 안전하게(?) 운반하는 모습은 서커스에 가까워 경이롭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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