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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레카 Aug 26. 2022

제19화 베트남에서 인도를 걸을때 마주쳐야 하는 것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하노이에서 집 주변 가까운 곳을 놀러 가고자 할 경우에도 불편할 때가 참 많다. 그래도 몇 블록 정도 가까운 거리는 걸어갈 만하지 않을까?라는 착각을 할 수도 있다. 필자도 그렇게 아주 안일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길을 걷다가 아래의 3가지를 직접 만나고 나니 그 생각이 매우 순진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첫째, 하노이 도로 위에 있는 다양한 장애물(?)들을 만나야 한다. 

하노이는 아주 가까운 거리도 오토바이를 타고 움직이므로 인도에 대한 관리가 거의 되고 있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인도를 걷지 않으니 울퉁불퉁한 인도를 정비할 필요성도 거의 느끼지 못해 관리를 안 하고, 인도가 불편하니 국민들은 편리한 오토바이만 이용하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 

 

보도 블록 위에 주차한 모습


오토바이와 자동차 역시 인도 위에 주차(?)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개구리 주차는 양반이다. 아예 인도 전체를 가로막은 자동차도 만날 수 있어 걷는 것은 말 그대로 많은 불편이 따른다. 차량과 오토바이가 인도 위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인도 보도 블록이 깨져있는 경우도 많아 더더욱 걷기는 어려워진다.  

걸을때 나뭇가지를 피해서 지나가야 한다.



또한, 하노이의 경우 오래된 역사를 반영하듯 큰 나무들이 많은데 인도 한가운데를 천년쯤 되어 보이는 고목이 떡하니 막고 있는 경우도 많다. 가지가 많은 나무의 경우 한동안 자르지 않으면 도로를 침범하거나, 자른 이후에도 한동안 방치를 해두는 경우도 많아 통행에 큰 걸림돌이 된다.                                                 

  







                              

그밖에 각종 쓰레기 등으로 길이 막혀있는 경우도 있고, 인도가 너무 좁은 경우, 인도가 아예 없는 경우 등 하노이에서 걷기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생각하지 못하는 장애물(?)들을 통과해야만 한다. 오히려 인도보다 차도로 걷는 것이 수월한 곳들도 있어 인도와 차도를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면, 하노이에서 많은 분들이 걷는 것을 포기한다. 다만, 호수  공원 중에서는 걷기 괜찮은 곳이 많이 있으니 잘 이용해 보기 바란다. 필자도 청춘공원(công viên thanh niên)을 많이 이용하였다. 실제로 호환끼엠(Hoan Kiem) 호수에서 쭝화(Trung Hoa)까지 약 1시간 반 동안을 걸은 적이 있는데 한국에 비해서는 참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특별한 동기가 있지 않는 이상 추천하고 싶지 않다. 특히, 만일 여성분들이 힐을 신고 걷는다고 하면 아마 고난의 길이 될 수밖에 없다.       


둘째, 하노이의 무더위를 만나야 한다.

하노이는 5월쯤부터 우리나라의 한여름 무더위가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6월쯤만 되어도 한국의 폭염주의보 수준(35도에서 40도, 아니 체감온도는 40도에서 45도에 가깝다, 실제로 하노이의 6월은 45도 이상이다)의 강렬한 태양이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정수리를 내리쬔다. 글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덥다. 200m 정도 되는 가까운 거리라도 걸어가는 것보다는 그랩(Grab)을 타고 가고 싶은 충동이 본능적으로 들 수밖에 없다. 필자도 실제로 상당히 짧은 거리라도 그랩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셋째, 건널목을 건너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를 걷다 보면 필연적으로 만나는 곳이 바로 건널목이다. 뭐 건널목이야 초등학생들도 건널 수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지에 직접 가보면 건널목 건너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 필자도 처음 베트남에 갔을 때 건널목을 건너지 못해 우물쭈물하다 꽤 오랜 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었다. 성인이 되어 건널목도 건너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면 심한 자괴감이 들 수도 있다. 신호등이 없는 곳인가?라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답은 신호등이 있는 곳이라도 그렇다는 것이다. 


하노이에서 신호등을 100% 지키는 경우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빨강 불이 들어온다고 해도 사람이 없다면 무시하고 달린다. 만일 건너는 사람이 있다면 잠시 멈춘 후 다시 달린다.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의 경우도 그렇고, 지나가는 오토바이와 차량의 경우도 초록불이든 파란불이든 사람이 없다면 직진 기어로 달리기 일쑤이다. 베트남 특유의 경적소리까지 복합적으로 들리다 보면 처음 하노이에 입성하신 분들은 정신이 나가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수 있다. 그만큼 참 쉽지 않은 것이 하노이에서의 건널목을 건너는 일이다. 도로를 걷다 보면 계속 나타나는 건널목이라는 장애물 역시 인도를 걷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고역이 아닐 수 없다.

        

하노이에서 위 세 가지를 만나다 보면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사고 싶은 충동이 샘솟을 것이다. 이러한 조건은 오토바이가 베트남에서 천국이 되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게 해주는 요인이 되게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하노이에서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직접 운전할 수 있을까? 답은 하노이에 가보면 1초 만에 알 수 있다.     


하노이에서 직접 오토바이 운전을?     


이렇게 좁은 도로를 다닐수 있는건 오토바이뿐이다.

베트남에서 오토바이는 기동성 면에서 정말 탁월하다. 천년고도 하노이는 계획도시가 아니므로 꾸불꾸불한 길이 참 많다. 좁은 골목길은 폭이 정말 1∼2m 사이 밖에 안 되는 좁은 골목이다. 이러한 곳을 빠른 속도로 짐을 싣고 가기 위해서는 오토바이만큼 기동성이 좋은 운송수단은 없다.


출퇴근 도로가 막힐 때도 오토바이는 거침이 없다. 차량 사이를 지나갈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인도로 올라가 달리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오토바이는 단순히 사람만 나르는 것이 아니다. 각종 물건들을 실어 나르는 유용한 교통수단이 된다. 특이한 점은 그냥 물건이 아니라 대형물건도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그리고 이렇게 큰 물건을 옮기기 위해 오토바이를 개조하기도 한다. 대형 물건이라는 게 세탁기 정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냉장고는 기본이고, 산더미 같은 짐을 싣고 달리는 오토바이도 운이 좋으면 만날 수 있다. 서커스와 같은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직접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낮지 않을까라고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은 되도록 직접 운전하지는 말라고 말하고 싶다. 정말 뛰어난 오토바이 운전 실력이 있다고 해도 역주행과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을 피하는 신공(?)을 얻기 위해서는 수십 년간의 숙련된 전문가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이런 의미에서 베트남 사람들은 오토바이 실력으로는 세계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하노이의 교통체증과 대기질, 뜨거운 태양 역시 오토바이를 타기 힘들게 만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만일 사고가 난다면 보험처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보험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시스템적인 측면도 있거니와 공안 등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어려워 자칫 인명사고로 인하여 송사에 휘말린다면 장기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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