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비가 내린다. 그렇다면 출근시간을 빨리 서둘러야 한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비가오면 일단 택시 잡는 게 상당히 어려워진다. 하노이는 도시 전체가 지반 밑에 물이 많고 배수시설이 안 돼있어 침수되는 곳이 많다. 경남아파트의 경우도 비가 내리는 날이면 택시가 서있는 곳에 물이 고여 택시가 주차하기가 힘들어 택시잡기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비가 오는 날에는 출근을 좀 더 일찍 해야 한다. 비가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지각 사태가 많이 발생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에는 태풍이 8∼10월에 불어 닥친다. 2월과 6월에도 비가 많이 오는 달이다. 베트남에서는 보통 비가 내리면 동남아 특성상 소나기가 내리지만 이때는 한국의 여름 장마처럼 1주일 정도 오랜 기간 내리게 된다. 날씨도 갑자기 쌀쌀해지기도 하여 어린아이들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그래서 독감주사는 미리 9월, 10월에 맞아두는 게 좋다). 베트남 사람들은 이 시기를 겨울이 다가온다고 얘기한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겨울처럼 매우 추운 날씨는 아니다. 공식적으로는 영상 20도 내외를 기록하는 그래도 짧은 팔 상의를 입을 수 있는 기온이기는 하다. 다만, 체감 상 항상 무더웠던 베트남 하노이 날씨에 비하면 갑자기 추워졌다고 느낄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대개 태풍은 베트남 중부지방을 강타하기 때문에 북부 수도 하노이나 남부 최대 도시인 호찌민에는 그렇기 큰 피해는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 다만, 하노이의 경우 배수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고, 호수가 많은 지형 특성상 물이 잘 빠지지 않아 비가 많이 내리는 이 시기에는 물바다가 만들어지기 일쑤이다. 차량이 지나가면서 물보라가 일수 있으니 인도를 걷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고, 오토바이의 경우 물웅덩이로 들어왔다가 허리까지 빠지는 높이가 되자 이내 다시 다른 길로 돌아가 버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시기에는 빨래에도 영향이 있다. 베트남 일반 시민들은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고, 베란다 등 창밖으로 빨래를 걸어놓는다. 그러나, 태풍이 오거나 비가 많이 내리는 10월 또는 2,6월쯤 일정 기간 동안에는 빨래가 잘 마르지 않아 건조기가 반드시 필요함을 느끼는 시기이기도 하다. 반드시 이 시기가 아닐지라도 하노이의 경우 겨울에는 안개가 많이 끼고 우중충한 날씨가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건조기가 없다면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갖추기를 추천드린다.
베트남의 고속도로를 맘껏(?) 달려보자
베트남에도 고속도로가 있다. 하노이 서북부의 대표적 관광지인 사파(Sapa)의 경우에도 하노이에서 고속도로가 있어 예전에 비해 가기가 매우 수월해졌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베트남의 고속도로를 우리나라 경부고속도로라고 생각하여 맘껏 달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버리자. 이곳은 1차로가 추월차선이 아니라 대형차량이 달라는 주행 차선이다. 따라서 1차선으로는 속도를 많이 낼 수가 없다. 그렇다고 2차선이 추월차선도 아니다. 2차선도 상황은 비슷한 주행 차선일 뿐이다.
그런데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고속도로가 국도와 같이 편도 1차선으로 좁혀지는 도로가 보인다. 또다시 속도가 줄어든다. 가끔 차량이 없는 뻥뚤린 고속도로 같은 도로를 만났다고 해도 즐거워하기는 이르다. 도로 아스팔트 사정이 좋지 못해서인지 통통 튀는 곳을 경험하다 보면 사실 평균 속도는 우리나라 국도와 비슷하다.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여행 갈 때는 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출발하자.
베트남 고속도로 화장실은 유료(?)
베트남에서 특이한 것은 고속도로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현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현금통을 고속도로 화장실 문 앞에 두고 현금을 내라고 한다. 필자도 3,000동(한화 약150원)을 낸 기억이 있다. 그런데 베트남인 현지인들을 잘 지켜보니 돈을 아예 내지 않는 경우도 있고, 화장실을 이용한 후 나올 때 돈을 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의무적으로 내는 건 아닌 것 같으니 급하면 먼저 이용하기를 권유드린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화장실 입장료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공안이 출동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