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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생양 Oct 27. 2015

쉽게 씌어진 주석

쉽게 씌어진 시 패러디

여름날 더위가 속살거려
육층 개발팀은 남의 나라,
개발자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주석을 적어 볼까,

땀내와 야근내 포근히 풍기는
보내주신 하반기 일정 받아
공백의 스펙문서 끼고
늙은 선배의 조언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대기업 취직하는데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디버깅하는 것일까?

프로그램 개발은 어렵다는데
주석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층 개발팀은 남의 나라
여름날 더위가 속살거리는데,
버그를 밝혀 오류를 조금씩 내몰고
출시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키보드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후의 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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