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리면 좀 어때

나만의 그림을 그려가자

by 브릭

일주일에 한 번 그림 시간이 왔다. 오늘 그림의 주제는 여름 소품이었다. 모래성 만들기 세트와 꽃게, 선풍기, 아이스티를 그렸다. 댓글을 보니 선풍기가 복병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아이스티가 복병이었다. 얼음 그리는 게 어려웠다. 그리고 이 밖에 떠오르는 소품도 그려보라고 해서 소품은 아니지만 수박과 소프트콘을 그려봤다. 지금은 봄인데 그림을 그리면서 여름이 성큼 다가올 것 같았다.

그림을 그리면서 조금 달라진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번 시간까지는 선생님이 그리는 그림만 딱 그리고 끝났었는데 이번에는 '가볍게 다른 것도 한번 그려볼까?' 생각이 들어서 수박과 소프트콘을 그려본 것이었다. 도형에서 시작해보는 나만의 작은 그림이 재밌었다.


그리고 생각이 좀 더 여유로워진 걸 느꼈다. 이전까지는 선생님과 똑같이 그리려고 노력했기에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그리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그려도 틀린 게 아니라고 생각하며 편안하게 그림을 그렸다. 어차피 선생님의 그림과 똑같이 그리려고 노력해도 똑같이 그릴 수도 없고, 틀리면 좀 어떤가.




생각이 유연해지니 다른 그림도 추가로 그릴 수 있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잘 그린 그림은 아니어서 브런치에 올린다는 게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올릴 생각이다. 내가 그린 그림이 부족해도 타인에게 공개하면서 계속 꾸준히 그릴 수 있는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글쓰기가 힘들어서 그림을 그린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림 그리는 걸 다음으로 미룰까 고민했었다. 오전에 쓴 글이 아직 끝내려면 꽤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그리는 이 시간을 또 미루면 언제 그릴지 몰라서 그림 도구들을 꺼냈고 강의를 들었다.


결과적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종이 안에서 마음이 넉넉해지는 걸 느꼈고 지난번보다 조금 성장한 내 모습을 보며 기뻤다. 그 성장은 그림을 잘 그렸다는 성장보다 내 사고가 유연 해지는 성장이었기에 더욱 큰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 다른 건 틀린 게 아니다. 틀렸다면 좀 어떤가. 앞으로도 나만의 그림을 그려가야겠다. 틀리더라도 과감하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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