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구름 속에 숨었다
나갈 준비를 하려고 머리를 감았다.
딱히 특별한 약속이 있는 건 아니다.
도서관에서 오늘까지
책을 반납하라는 문자를 받아서다.
읽고 싶은 책을 세 권 빌렸는데
한 권도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한다.
너무 욕심부렸나. 아쉽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끝나면,
읽고 싶은 책을 왕창 읽으리라 다짐해본다.
집을 나서니까 차가운 바람이 분다.
분명 머리를 감고 말릴 때까지만 해도
창문 너머로 비추는 햇빛이 있었는데
그 사이에 해가 구름 사이로 숨어버렸다.
해가 짧아졌다. 아쉽다.
겨울이 오고 있는 이 날씨가 퍽 아쉽다.
"아, 추워."
나도 모르게 춥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내일은 가볍게 산책을 하면서
햇빛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해가 구름 사이로 숨어버리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