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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릭 Dec 15. 2020

이제 부를 수 없는 그의 이름

죄송합니다. 제가 인스타 초보여서요

현재 내 브런치 주소는 https://brunch.co.kr/@pile-brick이다. 처음 브런치 주소는 가입하면 자동으로 생성된다. 그 후에 작가 신청에서 합격을 하면, 설정에 들어가서 직접 주소를 만들 수 있다. 어떤 이름으로 주소를 만들지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pile-brick’이라고 정했다. 벽돌을 쌓는다는 의미로. 


브런치 주소는 필명 브릭(Brick) 과도 연결해서 지었다. ‘벽돌(brick) 한 장을 쌓듯이, 저의 글을 한 편씩 쌓아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좀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작가 소개에도 나와 있듯이, 모든 것을 연결하여 적고 난 후에 혼자서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내가 만든 브런치 주소로 웃긴 일이 생길 줄 몰랐다. 약 2주 전에 구독자가 30명이 되었고(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기념으로 인스타그램을 만들면서 그곳에도 내가 쓴 글을 조금씩 올리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을 만든 건 처음이 아니었다. 그 전에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한 적이 있었는데, 정신건강에 별로 안 좋다고 생각해서 페이스북은 탈퇴했고, 인스타그램은 비활성화로 바꿔놓고 들어가지 않았다. 그렇게 메신저 기능으로 카톡만 한지 3년 정도 됐는데,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수많은 작가님들을 보게 되었고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으면서 다시 인스타그램에 관심이 생겼다.


요즘은 자기 PR의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나 또한 나의 글을 알리는데 인스타그램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에는 SNS에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아까웠다면, 나를 홍보하는 도구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것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어서 조금은 겁났지만, 내가 갖고 있던 기존의 틀을 깨고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그렇게 'brick_writing'라는 새로운 계정을 만들었다.




그런데 게시물을 4개쯤 올렸을 때였나. 뜬금없이 외국인이 댓글을 달았다. 그것도 “What”이라고. 아침에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다가 잠이 화들짝 깨서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봤다. 그분의 이름은 ‘pile’이었다. 알고 보니 게시글에 적었던 브런치 주소 전체가 링크로 만들어지지 않고, '@pile'만 떠서 그분의 이름을 의도치 않게 4번이나 부르게 된 것이다. (참고로, 인스타그램은 상대방의 닉네임을 게시글에 태그 할 때 ‘@’를 붙인다)

수능날 올렸던 게시글이다. 맨 위에 브런치 글 주소를 올려놨는데 '@pile'에만 링크가 걸려있다.

 

누군가 댓글을 남겨서 신나는 마음으로 확인했는데, 생각지 못한 상황에 어찌나 민망하고 웃기던지. 그때 나의 심정은 ‘네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할까. 그분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자꾸 게시글에 자기를 부르니까, “What”이라고 반응한 것이다. 오 마이 갓. 거기에 ‘sorry’라고 답장하는 건 더 웃긴 거 같아서 허겁지겁 게시글 내용을 수정하고 죄송하지만 그분의 댓글도 지웠다.


인스타그램을 이제 막 시작하는 초보여서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생기는 것 같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내가 실수하는 게 겁이 나서, 혹은 사람들의 반응이 두려워서 주저하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영재나 천재라면 얘기가 달라지겠다만, 보통의 사람이라면 실수하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다. 나도 이번 일을 통해 한 가지 배웠다. 이제 더는 그의 이름을 부를 수 없다는 것을. pile님, 죄송합니다. 제가 인스타 초보여서요.





저의 인스타그램이 궁금하시다면!

https://www.instagram.com/brick_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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