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생이 게임하는 소리에 잠이 깨서 밤잠을 설쳤다. 그것도 밤 열두 시에 잤는데 새벽 두 시 반에 깨서 네 시 반이 넘어 겨우 잠이 들었다. 나는 평소에 잠귀가 밝은 편이라 주변이 조용해야 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어디서나 잠을 잘 자는 사람이 참 부럽다. 언젠가부터 내 방 벽시계에서 째깍째깍 소리도 거슬려서 무소음 벽시계로 바꿨고, 귀마개를 꼭 끼고 잔다.
그런데 옆방에서 동생이 게임하는 소리가 귀마개를 뚫고 내 잠을 깨운 것이다. 사실 오늘만 있는 일은 아니었다. 전에도 잠 못 드는 밤에 대해 글을 쓰면서 동생 얘기를 했다.
여전히 올빼미 생활을 하고 있는 남동생은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겜돌이다. 평균적으로 하루 5시간 이상은 게임을 하기 때문에 내가 보기에 게임중독이 아닌가 걱정스러운데, 자기 주변 친구들도 다 그렇다며 중독이 아니라고 했다.
자기가 게임을 좋아해서 하겠다는데, 내가 할 말이 있겠는가. 문제는 내가 자는 시간에 게임을 하는 것이다. 그냥 키보드를 두들기는 정도면 모르겠지만, 헤드셋을 끼고 친구들과 함께 마이크로 대화를 나눈다. 게임에 몰입하다 보면 흥분하게 되고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진다.
부모님 방은 맨 안쪽에 있어서 타격을 입지 않았는데, 동생 방에서 바로 옆방인 내가 최대 피해자였다. 층간소음도 아니고 옆방 소음이라니. 그때마다 나의 귀중한 수면시간이 방해받아서 굉장히 불쾌했다. 오밤중에 몸을 일으켜서 동생 방으로 가서 얘기하는 건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바로 옆방이지만 전화를 했다. 화를 버럭 내진 않았고, 좀 신경질적인 말투로 시끄럽다고, 얘기하지 말라며 다시 자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잠에 들기도 전에 게임을 하며 얘기를 또 시작하는 것 아닌가. 나는 또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 동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화를 끊고 그 순간은 조용히 했다. 일종의 신호라고 할까. 어차피 내가 시끄럽다고 얘기할 것을 알기 때문에 굳이 받지 않은 것이다.
내가 예민한 것도 있다. 동생이 친구들과 게임을 하며 소곤소곤 작게 얘기하는 말도 나한텐 웅웅 거리면서 들렸다. 또 최근에 역류성 식도염이 다시 안 좋아지면서 트림 증상이 심해졌다. 조금 회복되는 단계여서 더 조심했어야 했는데 참지 못하고 먹고 싶은 것을 막 먹었기 때문이다. 동생은 조용해지면 다시 떠들기를 반복하고 내 속도 시끄럽다 보니 다시 자려고 노력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뒤척였다.
잠 못 드는 밤 시즌2라고 해야 하나. 그때는 새벽 한 시 반에 깨서 다섯 시가 넘어 잠이 들었으니 그때보단 오늘이 나은 건가 싶기도 했다. 예전에 ‘쟤는 왜 저러나.’ 싶어서 동생에 대한 분노가 컸다면 오늘은 조금 짜증만 올라올 뿐, 동생 얘기를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어서 감정이 요동치지 않았다. 이럴 때 글쓰기의 뛰어난 장점이 발휘된다. 정말 모든 일은 소재거리다.
잠이 오지 않을 때, 혹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을 때는 그것을 붙잡고 매달리면 오히려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마음을 편하게 먹고 생각의 관점을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그 방법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마음이 힘들 때 잔잔한 찬양과 설교 말씀을 들으며 심신의 안정을 취하려고 한다. 감정이 격해져서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
다행히 오늘은 전보다 차분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왜 잠이 안 올까’ 스트레스받기보다 밤에 못 잔 잠은 낮잠으로 보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생이 한밤중에 게임하는 상황은 바뀌지 않았지만, 그사이에 나는 조금 달라졌다는 걸 느낀 밤이었다.
동생의 올빼미 생활이 언제까지 될지 알 수 없지만, 얼른 원상태로 바뀌면 좋겠다. 내 수면을 방해하지 않도록 말이다. “동생아, 누나 잠 좀 자자”